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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실가스가 폭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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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실가스가 폭염 불렀다

입력
2014.09.30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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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호주를 강타했던 폭염은 인간이 만들어 낸 온실가스의 직접적 결과물이 거의 확실하다고 기상 과학자들이 29일 밝혔다. 이는 기상 과학자들이 특정 사건과 지구온난화를 연관 지어 발표한 성명서 중 가장 확고한 것이다.

5개 그룹의 과학자들은 각기 다른 연구방법으로 지난해부터 시작돼 지금까지도 호주를 ‘굽고’ 있는 열기에 대해 분석했다. 올해 1월에는 기온이 44도까지 오르는 바람에 호주오픈테니스선수권대회가 잠시 중단된 적도 있었다. 5개 그룹의 공통적인 결론은 인간들의 배출로 인한 장기간의 지구온난화가 아니었더라면 지난해 폭염이 그 정도로 심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점이다. 멜버른대학의 기상학자 데이비드 카롤리는 “호주 전체의 2013년도 폭염을 보면 우리는 지구온난화 없이는 이번 사태가 절대로 불가능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인간들이 야기한 온실가스의 배출이 없었다면 지구의 기후가 어땠을 지를 컴퓨터로 분석한 결과물이다. 이 연구 방법은 그룹별로 서로 상반되는 결과를 내놓기도 해서 불완전하다고 알려져 있었지만 과학자들은 이번 실험에서만큼은 전 세계의 베테랑 과학자들이 만장일치의 결과물을 내놓았기 때문에 신빙성이 크다고 말했다.

평소에 날씨와 지구온난화의 상호관계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기로 유명했던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의 과학자인 마틴 횔링도 “이번 논문에 있는 증거들은 굉장히 설득력이 있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된 다른 결과물 중에는 3개 그룹이 캘리포니아의 가뭄에 대한 인간 활동의 영향을 분석했지만 만장일치에 이르지 못했다. 한 그룹은 연관성이 있다고 밝혔지만 나머지 두 그룹은 큰 연결고리를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부분 과학자들은 원인이 어떻든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캘리포니아 가뭄이 악화됐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에는 비가 내리더라도 높은 기온으로 인해 수분이 빠르게 증발해 더욱 더 메마르게 되기 때문이다.

이날 미국의 기후 관련 월간지 ‘미국기상단체게시판’(BAMS)에는 2013년에 일어난 기상이변에 관한 24개의 논문이 발표됐다. 과학자들이 점점 기상이변과 지구온난화에 대한 연관성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만큼 한 해의 기상이변을 돌아보는 것은 연례행사처럼 돼 버렸다.

지난해 일어난 몇몇 기상이변에 관해서는 연관성을 찾아낼 수 있었다. 지구온난화가 전체적으로 인간의 영향을 받는 것은 맞지만 기상이변과 인간 활동을 연관 지으려는 시도가 항상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지난해 9월 미국 콜로라도에서 발생한 폭우는 지구온난화로 인해 오히려 발생 확률이 낮아졌고, 지난해 6월 중부 유럽을 덮쳤던 폭우와 홍수에 대한 연구 역시 지구온난화와 연관됐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

중부 유럽의 폭우를 연구했던 옥스퍼드대학 연구자 마일스 엘런은 “인간의 배출활동에 대해 특정 사건을 연관 짓는 연구는 여전히 어렵고 논쟁이 많다”며 “오늘날 발표된 결과물들도 잠정적 결과물로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몇 년간 엘런 연구팀은 많은 이상기후에 대한 인간들의 영향을 밝혀냈지만, 모든 기상이변을 지구온난화의 원인으로 몰아가는 경향은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엘런 박사는 “증거가 없다면 굳이 모든 것을 인간의 탓으로 돌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이다.

많은 논문들이 2013년 호주의 폭염뿐 아니라 유럽 중국 일본 한반도에서 일어난 폭염들을 분석했고 모든 사안에서 지구 온난화가 폭염과 연관이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인간이 없었을 때를 가정한 기후를 컴퓨터로 분석한 결과 그 어떤 경우에도 2013년 호주보다 더한 폭염은 도출되지 않았다. 다른 분석체계를 통한 연구 역시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 또한 인간의 배출이 영향을 끼쳤을 때를 가정한 시뮬레이션에서는 호주의 폭염과 점점 비슷해지는 결과를 볼 수 있었다.

이번 발표는 호주 내에서 정치적 논쟁을 더 키울 것으로 예상된다. 호주의 토니 애벗 수상은 온실가스 배출을 제한하는 법안을 폐지했다. 과학자들은 호주의 기본적인 기후가 무미건조한 편이기 때문에 지구온난화를 방치할 경우 그에 따른 주요 피해국가가 될 확률이 아주 높다고 본다.

콜로라도와 중부 유럽의 폭우 외에도 인간의 영향으로 발생했다고 증명된 지난해 기상이변으로는 미국 사우스다코타의 눈보라, 유럽 피레네 산맥의 폭설, 북서부 유럽을 휩쓸었던 토네이도가 있었다.

과학자들이 집중해서 이상기후에 대한 온실가스의 역할을 밝히려고 연구하는 만큼 수많은 논문들이 발표되고 있다. 수년에 걸쳐서 발표되던 결과들이 요즘은 6, 7개월 만에 나온다. 과학자들은 내년에는 일 단위로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이상기후가 예상되는 각지에 3개 그룹을 보내 이상기후 연구 결과를 내기를 희망하고 있다.

이상언 인턴기자(동국대 국제통상학과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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