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한국을 거부하고 북한에 ‘이민 쿼터’를 내줬다면 믿을 수 있을까. 핵과 미사일위협에 그치지 않고 미국인 3명을 억류하는 인질작전을 서슴지 않는 북한에 지칠 대로 지친 미국이 그걸 리 있겠냐 싶지만, 엄연한 사실이다.
미 국무부는 29일 “2016년에도 미국 사회의 다양성을 높이기 위해 세계 100여개국 국민을 대상으로 특별 비자신청을 받기로 했다”고 발표하면서, 그 대상 국가로 북한과 러시아, 일본 등을 적시했다. 반면 전통 우방인 영국과 캐나다, 한국, 멕시코 등은 자격 대상에서 제외하는 한편 중국에 대해서도 홍콩ㆍ대만 태생은 허용하되 대륙 출신의 비자 신청은 불허했다.
국무부는 영국, 캐나다, 한국 등이 빠진 것과 관련, 이들 나라의 경우 최근 5년간 5만명 이상의 국민이 미국으로 이민을 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무부는 이번에 공개된 ‘다양성 비자’(Diversity Visas) 프로그램을 통해 약 5만5,000명의 이민을 허용할 계획이다. 한 관계자는 그러나 “미국이 원칙적으로 북한을 대상국에 포함시켰으나, 주요국 언어로 별도 제작한 상세한 설명서에는 한글판이 배제됐다”며 “미국도 김정은 정권 하에서 북한 주민의 이민이 허용될 가능성이 없다는 걸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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