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아시안게임이 대회조직위원회의 운영 미숙으로 역대 최악의 아시안게임으로 전락할 위기에 놓였다. 성화가 꺼지고 선수들의 도시락에서 식중독균이 검출되기도 했다. 자원봉사자의 전문성 부족, 선수 지원 부실, 경기기록 관리 부실, 통역자원봉사자의 대거 중도이탈 등으로 엉망이 됐다. 대회 운영이 조직위원회와 인천시로 이원화 되어있어 손발이 맞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주경기장 신축으로 말썽을 빚었던 이번 대회에선 19일 개막식 때부터 연일 문제가 발생했다. 개막식이 끝난 뒤 선수들과 관중들의 동선이 엉키면서 선수들이 수시간 동안 숙소로 돌아가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다음날 밤 11시38분부터 12분 동안 주경기장의 성화를 꺼뜨리기도 했다. 배드민턴 경기장에서 정전이 일어나는 바람에 경기가 일시 중단됐고, 태국 야구대표팀이 야간훈련 중이던 목동구장의 조명등을 켜지 않아 원성을 샀다. 21일에는 선수들에게 지급되는 도시락 일부에서 살모넬라균이 발견돼 폐기처분하기도 했다.
IT강국의 명성을 무색하게 하는 사고도 터져 나왔다. 23일 미디어 정보시스템인 ‘INFO 2014’가 다운됐고, 공식홈페이지도 두 차례나 불통이 됐다. 메인프레스센터(MPC)의 엘리베이터도 고장으로 멈춰 각국 기자들이 불편을 겪었다. 일부 자원봉사자들은 불성실한 업무 태도를 보인데다, 선수들의 사인을 받거나 경기관람에 열중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게다가 대한유도회 남종현 회장은 21일 인천 도원체육관 유도경기장에 출입증이 없는 지인들을 입장시키려다 제지하는 경찰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행패를 부린 것으로 알려져 망신을 당했다. 외국 언론들도 ‘아시안게임인가 전국체전인가’, ‘세 번째 아시안게임을 치르고 경험 부족이란 말은 변명이 안 된다’라는 비판을 쏟아냈다.
문제는 대회가 끝난 뒤에 더 커질 수 있다. 리모델링하여 사용하라는 정부의 권고가 무시된 채 주경기장이 신축된데다 다른 경기장 15개도 추가로 건설됐다. 앞으로 경기장시설 유지ㆍ보수에만도 엄청난 돈이 들어가야 할 형편이다. 인천아시안게임이 반환점을 돌아 폐막이 불과 며칠 남지 않았다. 이제라도 운영에 만전을 기해 마무리를 잘해야 한다. 4년 뒤에는 강원 평창에서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동계올림픽이 열린다. 이번 아시안게임의 지적들을 반면교사로 삼아 더욱 철저한 준비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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