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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도 못 말리는 이라크 궁사들의 양궁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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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도 못 말리는 이라크 궁사들의 양궁 사랑

입력
2014.09.29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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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도 못 말리는 이라크 궁사들의 양궁 사랑

전쟁의 위험이 여전히 도사리고 있는 조국에서도 아시안 게임 출전을 위해 끝까지 활시위를 놓지 않았던 이라크 선수들의 사연이 화제다. 로이터통신은 28일 인천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이라크 양궁 대표팀의 사연을 보도했다. 대표팀의 주장인 알리 파이야드(33)는 이라크에는 변변한 양궁장이 아예 없어 대표팀은 도로변 등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훈련했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잔디가 깔릴 인천 계양아시아드양궁장은 선망의 대상이었다. 파이야드는“한번은 야외 훈련을 하는데, 100m 정도 떨어진 곳에서 군인들이 교전을 시작했다”면서 “우리는 훈련을 멈추고 대피소를 찾아 들어가야 했다”고 말했다.

이라크에서는 여전히 곳곳에서 내전과 테러가 계속되고 있다. 선수들은 훈련과 대회 참가를 위해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지만 이조차도 기대하기 힘든 상황. 이라크 양궁 대표팀의 베닷 에르베이 감독은“지원이 필요하지만, 상황이 좋지 않다 보니 정부가 우리를 뒷받침해 줄 여건이 되지 못한다”고 말했다.

최악의 상황에서도 감독과 선수들은 밝은 면을 보려 했다. 에르베이 감독은 “우리가 훈련하는 곳은 쿠르드 지역이라 그래도 안전한 편”이라며 “적어도 바그다드보다는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주장인 파이야드도 “훈련을 계속하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면서 “운동할 수 있는 상황은 나쁘지만, 그래도 이라크 양궁의 미래는 밝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26일 여자 리커브 개인전에서 1회전에 탈락한 란드 알 마시하다니도 “평소에는 기록이 더 잘 나오는 편”이라며 “상대들보다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금메달을 기대하며 출전한 것은 아니지만, 마음속에서는‘우승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고 씩씩하게 대답했다.

이현주기자 memor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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