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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폼 없어도…" 아시안게임 통역봉사 구슬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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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폼 없어도…" 아시안게임 통역봉사 구슬땀

입력
2014.09.29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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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서구자원봉사센터 소속 45명, 교통비 등 받는 공식 요원 아니지만

"내 재능이 큰 행사에 도움 보람" 중국·몽골 등 결혼이민자도 동참

인천서구자원봉사센터 외국어 통역봉사단 이선영(맨 오른쪽)씨와 남윤희(오른쪽에서 두번째)씨가 24일 공항철도 검암역 앞 인천아시안게임 셔틀버스 승하차장에서 외국인들에게 길을 안내하고 있다. 서구자원봉사센터 제공
인천서구자원봉사센터 외국어 통역봉사단 이선영(맨 오른쪽)씨와 남윤희(오른쪽에서 두번째)씨가 24일 공항철도 검암역 앞 인천아시안게임 셔틀버스 승하차장에서 외국인들에게 길을 안내하고 있다. 서구자원봉사센터 제공

인천아시안게임 공식 자원봉사자는 1만3,500여명에 이르지만 이들의 손길이 미처 닿지 못하는 곳이 많다. 인천공항과 연결되고 KTX 정차역인 데다 아시아드주경기장과 가까워 외국인들로 항시 붐비는 공항철도 검암역이 대표적이다. 주말에는 외국인 선수와 관람객, 취재진 등 100여명이, 평일에도 40~50여명이 들락날락한다. 하지만 아시안게임이 개막한 다음날인 20일부터 검암역에는 통역봉사 일손이 넘쳐나고 있다. 자비를 들여 검암역과 아시아드주경기장, 수도권매립지 드림파크에서 봉사활동에 나선 서구자원봉사센터 외국어 통역봉사단 때문이다.

이화정(54·여)씨는 29일 오전에는 검암역에서, 오후에는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외국인 선수, 관람객 등을 상대로 영어 통역봉사를 했다. 외국에서 13년간 살다 온 이씨는 서구자원봉사센터에서 추천을 받아 봉사활동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22일부터 평일에는 빠짐없이 봉사에 나서고 있다.

평소 한국시밀레봉사단에서 정기적으로 노래와 악기를 가르치는 이씨는 “내 재능이 누군가의 절실함을 해결해주고 있다는 생각에 뿌듯함을 느낀다”며 “외국인들이 답답함이 해소돼 고맙다는 말을 할 때 특히 기쁘다”고 말했다.

개인사업을 하는 한강종(49)씨는 대학 때 공부했던 기억을 되살려 일본어 통역 봉사를 하고 있다. 한씨는 인천아시안게임 공식 자원봉사자로도 신청을 했지만 일부 정보가 누락되면서 떨어져 통역봉사단에서 활동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씨는 “일본어가 유창하지 않아 간단한 의사소통만 가능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 지원하게 됐다”며 “(통역봉사에 나선지) 이틀째라 아직까지 큰 도움이 못됐다”고 말했다.

이씨와 한씨를 비롯한 통역봉사단은 모두 45명이다. 중국과 몽골, 베트남 출신 결혼이민자들도 봉사단에서 활동하고 있다. 중국에서 온 천워이티(36)씨는 “경기장을 찾는 (중국)사람들에게 더 빠르고 싸게 갈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며 “사람들이 길을 몰라 헤매는 것을 보니 처음 한국에 와서 어려움을 겪었던 내 모습이 떠올라 웃음이 났다”고 말했다.

이들 대부분은 대학생, 직장인, 주부 등으로 대회 기간 내내 활동해야 하는 제약 때문에 공식 자원봉사자로 나서지 못한 경우가 많다. 때문에 교통비, 식비, 유니폼 등을 지원 받지 못하고 셔틀버스나 대회시설 등도 이용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시간을 들여 통역 전문교육과 소양교육 등을 수료하고 많게는 일주일 넘게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대가 없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도움’이라는 자원봉사의 뜻 그대로다.

서구자원봉사센터 관계자는 “아침 일찍부터 현장에 가려면 교통편이 불편하지만 시간을 지키지 않거나 안내를 소홀히 하는 경우는 없다. 무료로 재능을 기부해 더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며 “봉사단은 장애인아시안게임 기간에도 활동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환직기자 slamh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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