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티켓에 적혀 있는 상영시간에 맞춰 영화관에 입장하면 광고를 10분 이상 봐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9일 소비자문제연구소 컨슈머리서치가 지난 20, 21일 기준으로 ‘타짜’와 ‘두근두근 내인생’을 상영하는 CJ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서울 시내 6개 주요 영화관을 대상으로 영화 상영시간을 조사한 결과, 광고로 인해 실제 상영시간이 티켓에 찍혀 있는 것보다 평균 11분 늦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 시간에 맞춰 입장한 소비자들은 영화가 시작할 때까지 평균 11분 동안 22건에 달하는 광고를 봐야 하는 것이다. 광고는 주로 영화 예고편과 계열사 제품, 성형외과 광고 등 상업광고가 대부분이었다.
조사대상 가운데 광고시간이 가장 긴 영화관은 메가박스 코엑스점과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으로 12분간 광고를 상영했다. 영화관들은 또 수익을 올리기 위해 티켓에 표시된 상영시간 이전에도 평균 6분 30초간 광고를 내보냈다. 예고된 상영시간 전ㆍ후에 상영된 광고를 모두 합하면 광고시간이 가장 긴 곳은 메가박스 코엑스점의 ‘타짜’로 무려 22분, 45건에 달했다.
영화관들은 ‘지각 입장’ 관람객을 배려해 유예 시간을 둔 것이며 ‘영화가 10분 정도 지연 상영될 수 있다’는 내용의 안내문구를 티켓에 인쇄해 공지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컨슈머리서치에 따르면 영화진흥법에는 영화 상영관의 과도한 광고 상영에 대한 규제 조항이 없고, 19대 국회에서 ‘영화상영시간을 명확히 규정하고 이 시간에는 광고 상영을 제한한다’는 내용의 영화진흥법 일부개정안이 발의됐지만 소관 상임위 심사 단계에 머물고 있다.
컨슈머리서치 최현숙 대표는 “소비자가 광고편 시청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실제 본 영화 상영시간을 별도로 표시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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