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장애인에 양질의 일자리 제공해 자립과 안정 유도
효성그룹은 해외 의료봉사와 장애인 자활지원을 두 축으로 국내외에서 지속적인 사회봉사활동을 해오고 있다.
지난달 25일부터 29일까지 효성그룹 베트남법인 임직원 50명은 국제구호단체인 기아대책과 함께 베트남 호치민시 인근 롱토 지역에 의료봉사단 ‘미소원정대’를 파견했다. 미소원정대는 효성 해외사업장이 자리잡은 지역사회의 발전을 돕기 위해 2011년 조직된 지역 밀착형 의료봉사단체다. 이를 통해 효성은 4년 동안 4,900여명의 베트남 주민들을 진료했으며 지난해부터는 한의학과를 보강해 진료의 질도 높였다.
매년 여름 효성의 주력제품인 스판덱스와 타이어코드 공장이 위치한 동나이주를 방문해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무료진료를 실시해온 미소원정대는 올해 건국대병원과 강동경희대병원 의료진 24명과 함께 지역주민 1,700여명의 건강 도우미로 나섰다. 미소원정대에는 소아청소년과와 산부인과, 신경외과, 한방, 치의학과 전공 의료진이 동행했다. 봉사단은 티엔푸옥초등학교를 방문해 1학년생 350명에게 기초건강검진과 칫솔질교육을 진행했다. 아직 이름도 쓰지 못하는 학생들도 있어 효성 베트남법인에서 봉사활동을 나온 직원들이 의료진과 의사소통을 할 수 있도록 통역을 맡았다. 초등학교 3곳에는 응급처치용품과 상비의약품이 담긴 응급키트를 전달했다.
미소원정대는 효성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출산예정 여성 100여명을 상대로 출산교육을 실시하고 베트남어로 제작된 책자 150권도 기증했다. 출산교육에 예상 외로 많은 예비 부모들이 몰리자 교육대상을 크게 늘리기도 했다.
미소원정대의 진료가 진행된 지역 보건소에는 주민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간단한 진단이나 처방을 받은 주민들도 있었지만, 지속적으로 경과를 지켜봐야 하는 중증질환을 앓는 주민들은 정밀진단 후에 상세한 소견서를 건네 받았다. 허리나 다리 통증이 심한 환자들은 한방에서 침이나 뜸을 맞았고, 이빨이나 잇몸 치료가 필요한 어린이와 노인들은 칫솔질을 다시 배우고 스케일링 치료를 받는 등 평소에 접하기 힘든 의료서비스를 받았다.
효성은 경제적 형편 때문에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받지 못하는 장애아동과 가족을 지원하는데도 앞장서고 있다. 지난 7월 장애인 의료복지사업 전문기관인 푸르메재단에 장애아동 가족지원기금 5,000만원을 전달해 6개월간 재활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가족 내에서 상대적으로 소외감을 느낄 수 있는 비(非)장애 형제의 교육비도 지원하고 가족여행을 주선해 장애인 형제의 심리적 불안감을 줄이도록 배려했다.
효성은 특히 장애인에 대한 물질적 정서적 지원을 넘어 스스로 사회경제적 주체로 활동할 수 있도록 사회적 기업 운영에 필요한 후원도 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서울 은평구 증산동에 각계각층에서 기증받은 물품을 재판매하는 사회적 기업 ‘굿윌스토어 1호점’을 열어 장애인 등 소외계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했다. 이 매장은 매장설립비용과 초기 운영비용을 효성에서 지원받아 개장 반년 만에 매출액 1억원을 돌파하는 등 성공적으로 지역사회에 안착했다.
지난 6월에는 ‘컴브릿지’ 사업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국내 기업 최초로 경기 파주시의 에덴복지재단에 전산자재 800대를 기증했다. 컴브릿지 사업은 폐기되거나 매각되는 컴퓨터와 모니터, 프린터 등의 전산기기를 재활용할 수 있도록 정리하거나 분해하는 작업에 중증장애인을 채용해 일자리를 제공하는 사회사업이다. 컴브릿지 사업 후원을 통해 장애인들의 경제적 자립과 정서적 안정을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효성은 기대하고 있다.
효성그룹 계열사인 IT전문기업 효성ITX도 지난해 10월 장애인 표준사업장 ‘행복두드리미㈜’를 오픈해 장애인의 실질적 자립을 돕고 있다. 행복두드리미는 지적장애 또는 시각이나 청각장애를 가진 중증장애인을 채용해 바리스타나 네일아티스트, 헬스키퍼 등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장애인들은 채용 전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의 도움을 받아 체계적 직업훈련을 받는다.
서울 영등포와 당산 사업장에 자리잡은 행복두드리미는 올해 10억원의 매출이 예상되며, 매년 10% 이상 매출신장을 목표로 사업에 힘쓰고 있다. 효성은 이 밖에도 지난해 12월 버려지는 자원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신제품으로 탄생시키는 ‘업사이클링’ 사회적 기업을 지원하는 사업도 시작했다. 효성 관계자는 “효성이 지원하는 사회적 기업들도 수익금 가운데 일부를 다시 사회에 환원하고 있는 만큼 나눔의 가치가 선순환되고 있다”고 밝혔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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