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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신현종 감독 영전에 바친 컴파운드 금메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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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신현종 감독 영전에 바친 컴파운드 금메달

입력
2014.09.28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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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양궁, 금8개중 5개 휩쓸어 최강 재확인

신현종
신현종

최보민(30ㆍ청주시청)은 흐르는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 여자 컴파운드 양궁 2관왕에 오른 기쁨의 표현만은 아니었다.

27일 인천 아시안게임 여자 컴파운드 양궁 단체전 금메달을 확정한 순간 궁사들은 오직 한 사람을 떠올렸다. 지난해까지 대표팀 감독을 지내다가 경기 도중 쓰러져 순직한 고(故) 신현종 감독이다. 신 감독은 실업팀 청원군청과 대표팀을 오가며 리커브와 컴파운드 지도자로 후진 양성에 힘쓰던 지난해 10월 터키 안탈리아에서 열린 프랑스와의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단체 8강전에서 최보민 석지현(24ㆍ현대모비스) 서정희(29ㆍ하이트진로)를 지휘하다가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뇌출혈로 수술대에 올랐으나 회복하지 못하고 보름 뒤에 세상을 떠났다.

신 감독은 세계 최강인 리커브와 달리 불모지와 다름없던 컴파운드 양궁의 저변을 닦아 놓은 주인공이다. 메달은 둘째치고 태극마크를 다는 것조차 힘든 리커브에서 빛을 보지 못한 선수들에게 컴파운드 전향을 권유했다. 바로 이번 대회에서 2관왕에 등극한 최보민이 신 감독의 작품과 다름없다. 신 감독은 한국 컴파운드가 국제무대에 처음 출전한 2009년 울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여자 대표팀을 단체전 2위로 이끌었다. 이를 계기로 몇몇 실업팀이 창단되면서 컴파운드 양궁은 정착 기반을 다졌다. 지난해 국가대표 사령탑에 복귀한 신 감독은 1차 월드컵에서 개인, 단체전 금메달을 제조했다. 그가 잠든 지 1년 후 컴파운드 양궁은 첫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아시안게임에서 아시아 정상에 우뚝 섰다. 여자 개인ㆍ단체 2관왕에 오른 최보민에게 신 감독은 은인이다. 원래 최보민은 최은영이란 이름의 리커브 출신으로 2006~08년 태극마크를 달았다. 2007년 세계선수권 단체전 금메달, 월드컵 파이널 은메달을 획득하며 신궁 계보를 이을 조짐을 보였다. 그러나 2008년 오른 어깨를 다쳐 은퇴 위기에 몰렸다. 신 감독은 2010년 최보민에게 아픈 어깨를 쓰지 않아도 되는 컴파운드 전향을 권유했다. 최보민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충북 청주 청원군 오창장미공원에 있는 신 감독의 묘소를 찾았다. 꼭 금메달을 따고 다시 찾아 뵙겠다는 약속을 지키게 됐다.

한국은 27일 인천계양아시아드양궁장에서 열린 대회 여자 단체 결승전에서 대만을 229-226으로 꺾었다. 최보민과 석지현, 김윤희(20ㆍ하이트진로)가 컴파운드 양궁 첫 금메달의 주인공이다. 석지현은 개인전 결승에서 최보민에게 져 은메달을 수확했다.

28일에는 ‘금밭’인 리커브가 금 바통을 이어 받았다. 장혜진(27ㆍLH) 이특영(25ㆍ광주광역시청) 정다소미(24ㆍ현대백화점)로 꾸려진 여자 리커브 대표팀은 단체전 결승에서 중국을 세트점수 6-0(54-50 56-55 58-52)으로 완파했다. 한국은 1998년 방콕, 2002년 부산, 2006년 도하, 2010년 광저우 대회에 이어 종목 5연패를 달성했다.

남녀 개인전 금메달도 한국의 독차지였다. 정다소미는 결승에서 장혜진을 7-1(30-28 29-29 29-28 30-28)로 꺾고 최보민에 이어 2관왕에 올랐다. 남자부에서는 오진혁(33ㆍ현대제철)이 용지웨이(중국)에 두 세트를 먼저 내 주고 세 세트를 잡는 대역전극을 벌이며 세트점수 6-4(27-29 27-30 30-27 28-27 27-26)로 승리, 단체전 9연패 좌절의 아쉬움을 개인전 금메달로 만회했다. 한국 양궁은 금5개, 은3개, 동1개로 이번 대회를 마무리하며 세계 최강의 위용을 재확인했다. 인천=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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