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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부선도 알았을까? '아파트 관리비' 체크포인트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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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부선도 알았을까? '아파트 관리비' 체크포인트5

입력
2014.09.2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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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는 한국인에게 특별하다. 국민 10명 중 6명의 보금자리고, 미래가 담긴 재테크의 수단이며, 부의 상징도 된다. 전국적으로 걷히는 관리비만 연간 12조원을 넘는다고 하니, 영화배우 김부선씨의 '아파트 난방비 비리 의혹' 제기 과정에 관심이 쏠리는 건 당연지사다. 말 많고 탈 많은 아파트 관리비, 손해 안보는 방법은 없을까? 지난해 서울시에서 발간한 ‘아파트 관리비 내리기 길라잡이’를 통해 지혜롭게 관리비를 내는 방법을 살펴봤다.

서울 성동구의 한 아파트에 사는 배우 김부선(53)씨가 최근 아파트 반상회에 참석했다가 이웃 주민을 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는데, 아파트 난방비 비리 의혹과 얽힌 속사정이 밝혀졌다. 김씨가 수년간 해당 의혹을 제기한 사실이 밝혀져 관심을 모으는 가운데, 사진은 김씨가 26일 오후 서울 동부지방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근거자료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서울 성동구의 한 아파트에 사는 배우 김부선(53)씨가 최근 아파트 반상회에 참석했다가 이웃 주민을 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는데, 아파트 난방비 비리 의혹과 얽힌 속사정이 밝혀졌다. 김씨가 수년간 해당 의혹을 제기한 사실이 밝혀져 관심을 모으는 가운데, 사진은 김씨가 26일 오후 서울 동부지방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근거자료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1. 아파트 관리비 고지서 꼼꼼히 뜯어보기

아파트 관리비 고시서의 복잡한 항목은 크게 공용관리비와 개별사용료로 나눌 수 있다. 공용관리비는 일반관리비, 경비비, 청소비, 소독비, 승강기유지비, 지능형홈네트워크설비 유지비, 난방비, 급탕비, 수선유지비, 위탁관리수수료 등 10여 가지다. 생소한 용어만 짚고 넘어가면, 수선유지비는 건물의 유지·보수에 쓰이는 비용을 말한다. 주로 규모가 작은 공사비용이나 각종 점검에 드는 돈이다. 장기수선충당금은 건물 외벽 도색, 승강기 교체, 옥상 방수공사 등에 필요한 비용으로 건물의 수명을 늘리기 위한 공사와 관련된 비용이다. 위탁관리 수수료는 주택관리업자에게 아파트를 맡긴 경우 그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는 것을 말한다.

개별사용료는 각 가정에서 사용한 금액이다. 전기, 난방, 수도 등에 관한 사용료인데, 이는 본래 사용자가 납부하는 게 원칙이다. 하지만 편의상 관리주체가 납부를 대행하는 경우가 많다.

2. 무조건 줄이기보다 새는 틈 찾기

아파트 관리비의 상당 부분은 공용관리비인데, 그 중 지출이 많은 항목은 일반 관리비다. '관리사무소'를 운영하는데 필요한 직원의 인건비와 관리 업무를 수행하는데 필요한 사무 비용, 공과금 등을 모두 포함한다.

일반관리비는 무조건적인 절감보다 새는 항목을 잘 살펴봐야 한다. 관리소 직원 등에 대한 인건비를 깎는 건 관리서비스 질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신중해야 한다. 대신 경비·청소 용역 업체와 계약한 금액이 근로자에게 잘 전달되고 있는지 확인하고, 누수나 부풀리기가 없는지 살핀다. 특히 용역회사에서 미화원·경비원들에게 4대 보험료를 지급한다고 해놓고 어기는 건 아닌지, 청소용품 구입비와 같은 물품 구입비를 부풀린 건 없는지 등 운영상의 문제를 살펴봐야 한다.

기사보기▶ "관리비 새는 틈 줄여라" 아파트는 궁리 중

3. 하나부터 열까지 투명하게 만들기

아파트 관리비 비리가 만연한 이유는 입주자대표회의에 집중된 권한 때문이다. 대부분 아파트의 각종 공사·용역 계약은 위탁관리 업체가 입찰 업무를 보는 경우가 많다. 이때 위탁관리업체를 선정하는 건 입주자대표회의의 일이다. 각종 공사나 계약과 관련한 일감 몰아주기, 단가 부풀리기 등의 문제가 끊임 없이 발생하는데 ‘입주민대표자-위탁관리업체-공사·용역업체간’청탁과 비리 사슬을 끊어야 한다.

결국 입주민들이 관리비 집행 절차를 투명하게 하도록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 일단,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공사의 계약을 할 때는 반드시 공개 경쟁 입찰을 실시하고, 입찰시 동대표나 입주민이 참여해 감시하는 것도 방법이다.

하나 더, 관리비 집행 내역은 철저한 회계 감사를 통해 투명하게 관리하도록 해야 한다. 제대로 된 회계감사를 통해 과거 잘못된 집행사례를 찾고 개선한다면, 회계감사에 들어간 비용보다 이익이 크다. 국토부는 내년부터 아파트 관리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300가구 이상의 아파트 관리 주체는 매년 관리비와 관련해 외부 회계감사를 받는 것을 의무화했다.

기사보기▶ ‘아파트 권력’ 입주자대표회의, 비리와 갑질… 주민관심이 첫 해법 (한겨레)

4. 아파트 관리비 사용내역 조회하기

아파트 관리비 비리, 찝찝하지만 선뜻 나서지 못하는 이유는 정보가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관리비가 어떻게 산정되는지 잘 알지 못하고, 아파트 운영에 관한 의사결정은 비공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조금만 부지런하면, 아파트 관리비가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쉽게 알 수 있다.

국토교통부는 2009년부터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http://www.k-apt.net)'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서울시도 올해부터 '서울시 공동주택통합정보마당(http://openapt.seoul.go.kr)'을 구축해 관리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두 곳에서는 내가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뿐 아니라 이웃 아파트의 상세한 관리 정보를 볼 수 있어서, 단지별 비교도 가능하다. 특히 아파트 관리비의 상당부문을 차지하는 공용관리비 부과 기준과 쓰임새를 알 수 있다.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면 공사·용역 발주 시 공사용역 계약 전 과정을 통합정보마당을 통해 공개해 가격 부풀리기나 담합을 방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5. 아파트를 함께 사는 공동체로 만들기

궁극적인 목표는 아파트를 살기 좋은 공동체로 만드는 것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11개 시범단지를 선정해 '아파트 관리비 내리기 마을공동체 사업'을 실시했다. 참여 아파트들은 공용 관리비를 줄이기 위해 공동시설에 태양광 발전시스템과 우수 재활용시스템을 도입하거나 수선유지 공사 입찰을 투명화 하는 데 집중했다. 세대별 관리비를 아끼기 위한 주민을 대상으로 에너지 절감 교육도 했다. 사업을 진행한 송주열 아파트 선진화 운동본부장은 "아파트가 재산 늘리기의 수단이 아닌 주거공간이자 이웃과 소통하는 장소로 거듭난다면, 일상에서 일어나는 갈등들은 상당히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바로가기 ▶ 아파트 관리비 내리기 길라잡이

김지현기자 hyun1620@hk.co.kr

아파트 관리비 비리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관리비 때문에 법정 다툼을 벌이는 아파트도 수백 곳이 넘는다. 관리비 누수와 부정을 막기 위해선 투명성 확보 대책이 마련돼야 하지만, 이를 지도하고 감시할 법적인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아파트 관리비 비리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관리비 때문에 법정 다툼을 벌이는 아파트도 수백 곳이 넘는다. 관리비 누수와 부정을 막기 위해선 투명성 확보 대책이 마련돼야 하지만, 이를 지도하고 감시할 법적인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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