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리수용 외무상이 다음 달 초 러시아를 방문한다고 이타르타스 통신이 자국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26일 보도했다. 반미 노선 참여와 중국과의 불편한 관계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보도에 따르면 유엔 총회 참석차 21일 미국을 방문한 리 외무상은 북한 장관급으로는 15년 만에 처음으로 유엔 총회 기조연설(27일)을 하고 일정을 소화한 뒤 30일이나 다음 달 1일쯤 곧바로 러시아로 향할 것으로 관측된다. 리 외무상은 모스크바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을 만나 양국 관계 강화 방안과 국제 현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일정이 논의될 가능성도 있다.
리 외무상이 뉴욕 방문에 앞서 이란을 방문하고 유엔 총회에 이어 곧바로 러시아를 찾는 일정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반미 연대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북한의 의지를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란은 핵개발 프로그램으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미국과 대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올 4월 취임한 리 외무상이 중국에 앞서 러시아를 공식 방문하는 게 기존 북중 관계에 비추어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중국이 북핵 문제에 비판적 입장을 취하는 가운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7월 북한에 앞서 남한을 먼저 방문함으로써 악화된 북중 관계와 불만이 작용한 것이란 설명이다. 그는 13~17일 이란을 방문할 때 중국을 경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고, 러시아 방문 길에도 중국을 경유하지 않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외무상이 마지막으로 러시아를 방문한 것은 2010년 12월로, 박의춘 당시 외무상이 모스크바를 찾아 라브로프 외무장관 등과 회담한 바 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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