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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매물 줄고 전세 없고...경매로 옮겨간 열기

입력
2014.09.25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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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ㆍ1 대책 이후 부동산 회복 기대감, 호가 오르고 매물 회수 잇따라

전세난까지 심화되자 발길 몰려

감정가 넘는 낙찰 속출하고 상가ㆍ근린주택 경매도 활기

25일 경기 수원지방법원에서는 시흥시 월곶2차풍림아이 49㎡형 아파트 한 채의 경매에 18명이 참여해 감정가 1억9,000만원보다 1억원 가까이 높은 2억8,519만원에 낙찰이 됐다. 이 아파트 같은 면적의 올해 거래가는 1억7,500~1억9,700만원 수준. 한 번도 2억원을 넘긴 적이 없지만 경매시장에서 단번에 2억8,500만원 넘는 가격에 팔린 것이다.

서울남부지법에서는 지난 17일 양천구 목동 12단지의 전용면적 49.14㎡형 아파트 경매에 10명이 응찰해 경쟁을 벌인 끝에 감정가(2억9,000만원)보다 7,000만원 이상 비싼 3억6,199만원에 낙찰이 됐다. 이 아파트의 가장 최근 거래가는 작년 2월의 2억8,000만원이다.

9·1 부동산 대책으로 영향으로 경매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싼값에 낙찰 받는 것이 목적인 경매에서 낙찰가격이 감정가를 넘어서는 사례들이 속출하고 있는 것. 부동산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호가가 상승하고 집주인들이 매물을 철수하면서 경매시장에 수요가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부동산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달 들어 수도권에서 경매된 아파트 중 감정가 이상 가격으로 낙찰된 물건은 총 89건에 달한다. 이는 3월(108건) 이후 최대로 전달(73건), 7월(70건) 등과 비교해 크게 늘어난 수치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율)도 87.6%로 전달(86.9%)보다 0.7%포인트 상승했다.

아파트뿐 아니라 상가·근린주택의 경매에도 이 같은 열기가 나타나고 있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8~9월 두 달간 서울지역 법원에서 낙찰된 업무·상업시설은 총 168건으로 이 가운데 감정가 이상 고가 낙찰된 사례는 13%(22건)에 이른다. 특히 24일 입찰에 부쳐진 서울 강남구 가로수길 이면도로의 한 상가겸용 근린주택은 감정가의 130%인 101억1,110만원에 낙찰, 역대 경매시장에서 낙찰된 서울지역 근린주택 중 최고액을 기록했다. 최근 상가시장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가로수길에 위치한 데다 저금리로 인해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면서 가격이 치솟았다는 평가다.

이처럼 경매 시장이 활기를 띠는 것은 거래시장의 매물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과거보다 실수요자들이 경매에 참여하는 비중이 크게 늘어났다”며 “전셋값이 많이 올라 집을 사려는데 9ㆍ1대책 이후 매물이 사라지면서 결국 경매로 발길을 돌리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25일 기준 9월 아파트 매매거래건수는 6,435건으로 비수기였던 7월과(6,178건) 8월(6,804)과 비슷한 수준이고, 봄 성수기였던 3월(9,481)과 4월(8,527)에는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런 까닭에 부동산시장의 선행지표인 경매시장 열기가 거래시장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시중의 유동자금이 부동산으로 이동하고 있다기 보다는 가을철 전세난이 심화되며 실수요자들이 고육책으로 경매에 뛰어드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유환구기자 red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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