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택경씨 등 첫 '전문 엔젤' 선정
천사를 뜻하는 엔젤(Angel)은 창업기업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라는 의미로도 사용된다. 이처럼 투자가 전문인 엔젤 11명이 처음으로 창업기업의 꿈을 실현시켜 줄 벤처기업 확인기관으로 지정됐다.
중소기업청은 개정 ‘벤처기업 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에 따라 ▦최근 3년간 1억원 이상 투자했거나 ▦상장법인 창업 경험자 ▦2년 이상 투자심사 경력자 가운데 이택경 파운더스엔젤네트웍스 대표 등 11명을 선정해 25일 ‘전문엔젤 확인서’를 교부했다. 전문엔젤 기간은 2년이고, 재지정은 투자실적 등 요건을 다시 검토해 이뤄진다.
이 11명에게 자본금의 10% 이상 투자를 유치한 창업기업은 벤처기업으로 인정돼 법인세 재산세 취득세 감면 등과 함께 연구개발(R&D)비 지원 같은 각종 혜택을 받는다.
현재는 공공기관인 기술신용보증기금이나 중소기업진흥공단과 벤처펀드를 조성ㆍ투자 중인 벤처캐피털(VC)만 벤처확인기관의 역할을 하고 있다.
전문엔젤들의 면면은 화려하다. 이 대표는 포털사이트 다음 공동창업자이고, 류중희 퓨처플레이 대표는 인텔에 인수합병된 애플리케이션 개발기업 올라웍스를 창업했다. 반도체 전문가인 박형무 동국대 전자공학과 교수, 삼성전자 출신 전영진 HB인베스트먼트 전문위원, 창업기업을 코스닥에 상장시킨 최영준 에스지에이 부회장 등도 포진했다.
이들이 지금까지 창업기업에 투자한 금액은 총 19억8,700만원이다. 1인당 평균 1억8,000만원으로, 전체 엔젤 중 상위 10%에 속한다. 융자와 달리 실패 리스크를 같이 짊어지는 엔젤 투자는 창업자의 초기 부담을 덜어줘 벤처 성공에 꼭 필요한 존재지만, 2000년 5,493억원에서 2011년에는 428억원으로 계속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이 대표는 “전문엔젤에게 주어지는 혜택과 권한을 잘 활용해 가능성이 높은 창업기업을 더 많이 발굴하겠다”고 밝혔다.
중기청은 올해 안에 투자금 중 1,500만원 한도 내에서는 소득공제를 100% 허용하도록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을 마무리하고, 내년에는 엔젤 투자 지분을 전문적으로 인수하는 100억원 규모의 세컨더리펀드를 조성해 엔젤 투자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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