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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귀열 영어] English Speaking Classes in College (대학의 영어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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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귀열 영어] English Speaking Classes in College (대학의 영어 수업)

입력
2014.09.25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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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금요일 : Listening and Speaking

한국 대학은 경쟁적으로 영어 강의를 늘리고 있다. 한국인 교수들의 영어 구사력이 훌륭해서가 아니라 교육부의 대학 평가를 잘 받기 위한 궁여지책(temporary expedient)이라는 점에서 씁쓸한 일이다. Global 시대에 영어 수업이 이상한 것은 아니지만 전공 영역의 심화 학습과 연구가 우선일 텐데 미천한 영어를 speaking 해야 하는 교수나, 어색한 발음과 엉터리 영어를 억지로 들어야 하는 학생이나 모두 고문일 것이다.

한국인 교수의 영어강의가 ‘정통 영어’로 진행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괜히 학생들에게 비정통 영어만 input하는 게 아니냐는 반론도 있다. 이와 유사한 사례는 미국에서 수 십 년 전부터 연구돼 왔는데 초등학교에 전학 온 외국인 자녀의 영어 교육 문제다. 가령 한국인 주재원이나 유학생 자녀가 미국 초등학교로 전학하는 경우 영어를 전혀 하지 못해도 무조건 원어민 학생들과 수업을 함께 듣는 것이 좋은지 아니면 하루 2, 3시간 ESL 영어 수업을 별도로 듣게 하여 영어 실력을 쌓도록 하는 것이 좋은지의 문제가 있었다. 결과는 영어를 하지 못해도 원어민 친구들과 함께 수업하도록 하는 그룹이 영어도 빨리 늘고 성적에도 문제가 없었다. 어린이의 경우 외국어 습득 능력이 뛰어나고 거기서 배우는 영어가 정통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지만 ‘영어는 영어로 배워야 좋다’는 개념은 여전히 유효하다. 다만 한국인 교수들처럼 엉터리 영어가 아니라 ‘정통 영어’일 때 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수업 시간에 “sit down” “stand up” “close the door” 같은 어구를 한국인 교사나 교수가 사용하는 일이 많지만 정작 미국인 교사나 교수가 이러한 말을 수업 시간에 하는 일은 거의 없다. “Do you understand?” 같은 어구도 한국인 교수 입에서나 나올법한 영어일 뿐 원어민 교수라면 “Are you clear on this?”나 기타 유사한 말을 더 자주 사용한다. 즉 전문 영역은 전문용어를 쓴다고 해도 강의 속 일상 표현과 발음 문장 구조 등은 원어민의 ‘구어 형태’와 거리가 멀어도 너무나 멀다는 것이 문제다. 그렇다고 나이가 든 교수에게 영어 재교육을 시킨다고 발음이나 영어 자체가 향상된다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그래서 영어 구사력이 훌륭한 교수에 한 해 먼저 영어 수업을 시도하도록 해 학생들이 영어다운 영어수업을 듣도록 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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