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 벗어나고 관계 개선 절호 기회, 일정 1주 겹쳐 총회서 만날 가능성
박근혜 대통령이 유엔총회에서 남북 외교장관 회담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리수용 북한 외무상 간 만남이 실제 성사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한은 일단 거부하는 모양새지만 정부는“북한과의 대화는 열려 있다”며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데다 최근 남북 상황 등을 감안하면 회담 성사는 여전히 열려 있는 상태다.
자성남 유엔 주재 북한 대사는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대표부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유엔총회 기간 남북 외교장관 회담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같은 나라 사람이니까 같은 나라에서 만나 이야기하면 된다”며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최근 박 대통령이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남북)외교 장관들끼리 대화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그것도 바람직하게 생각한다”고 밝히는 등 대화 가능성을 열어 놓은데다 정부 당국자도 “유엔 총회에 참석한 각국과 20번 가까운 외교장관 회담을 하는데 그 사이 북한과 회담할 시간이 맞느냐가 중요하다”면서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 회담 성사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더구나 리수용 외무상이 오는 27일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하는 등 윤 장관과 총회 일정이 1주일 가량 겹치는 점을 감안할 때 회동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는 충분하다. 양측 외교 수장이 공식적으로 회담 테이블에 앉지 않더라도 총회에서 자연스럽게 조우해 대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회동이 성사되면 박근혜 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2011년 이후 3년 만에 남북 외교장관 회담이 열리게 된다. 남북관계 개선에 공을 들이고 있는 우리 정부가 더욱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가운데 북한 또한 외교적 고립에서 벗어나야 하는 절박한 상황인 만큼 유엔총회를 계기로 한 남북 회동의 조건은 무르익고 있다.
정승임기자 cho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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