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히 겁먹었네” 싱거운 대만
류중일호, 16년 만의 콜드게임 승
‘싱거운’접전이었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4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야구 A조 예선 2차전에서 대만을 10-0, 8회 콜드게임으로 가볍게 따돌렸다. 한국이 대만을 상대로 국가대항전에서 콜드게임 승을 거둔 것은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 예선(16-5, 7회 콜드게임) 이후 16년 만이다. 미리 보는 결승전이라 불릴 만큼 팽팽한 접전이 예상됐지만 대만은 한국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왼손 선발 양현종(KIA)은 4이닝 동안 2안타만 내주고 무4사구 무실점 피칭을 했다. 삼진은 7개 잡았다. 국가대표로 총 3경기에서 1승 평균자책점 1.42로 강한 모습을 보였던 양현종은 에이스답게 결승으로 가는 중요한 길목인 대만전에서 제 몫을 톡톡히 했다.
타격감이 좋지 않았던 4번 박병호(넥센)는 7-0으로 앞선 2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마수걸이 홈런을 터트렸다. 박병호는 5타수 2안타(1홈런) 1타점으로 활약하며 타격감을 끌어 올렸다.
승부는 일찍 갈렸다. 대표팀 타선은 대만 오른손 선발 왕야오린을 1회부터 두들겼다. 미국프로야구 시카고 컵스 산하 싱글 A에서 뛰는 왕야오린은 당초 한국전 선발로 내정된 장샤오징이 허리 통증을 호소한 탓에 갑작스럽게 마운드에 올랐다.
한국은 테이블 세터 민병헌(두산)과 손아섭(롯데)의 연속 안타로 무사 1ㆍ2루 기회를 잡았고, 3번 김현수(두산)가 중견수 키를 넘기는 2루타로 가볍게 2점을 선취했다. 이어 4번 박병호가 좌익수 실책으로 출루한 뒤 5번 강정호(넥센)가 3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대만은 아웃카운트를 한 개도 잡지 못한 왕야오린을 내리고 쩡카이원을 두 번째 투수로 내보냈다. 하지만 불 붙은 한국 타선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았다. 1사 1루에서 9번 오재원이 우월 2점 아치를 그리며 한국은 1회에만 대거 7점을 올렸다. 2회에도 박병호의 솔로포와 8번 강민호의 희생 플라이로 2점을 추가했다.
타선이 힘을 내자 마운드 운용도 수월하게 했다. 4이닝 60개를 던진 양현종을 일찍 불러들이고 필승 계투조가 잇달아 등판해 실전 감각을 쌓았다. 두 번째 투수로 나간 차우찬(삼성)은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고 뒤를 이어 한현희(넥센), 안지만(삼성)이 1이닝씩을 깔끔하게 처리했다. 13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이다. 대표팀은 남은 한 경기(25일 홍콩) 결과와 상관없이 조 1위를 확정, 준결승에 가뿐히 올랐다. 준결승 상대는 B조 2위가 유력한 중국이다. 인천=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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