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탄소배출 4개국 정상은 불참
유엔 기후변화정상회의 의미 퇴색
유엔 기후변화정상회의가 23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개막해 온난화 등을 막기 위한 국제 사회의 결의를 다지고 해법을 모색했다. 제69차 유엔총회 기간 중 하루 일정으로 열린 이날 회의에는 세계 120여개국 지도자가 참석했다. 2009년 덴마크 코펜하겐 기후회의 후 첫번째로 열린 최정상급 회의였지만 중국과 인도, 러시아, 브라질 등 주요 탄소배출국 정상은 불참해 의미가 퇴색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개막 연설에서 “오늘 우리는 이 세계가 새로운 길에 들어서도록 해야 한다”며 “이번 세기가 끝날 때쯤에는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탄소 제로’에 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각국 지도자들도 3개 세션으로 나눠 진행된 기조연설을 통해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020년까지 미국의 탄소 배출량을 2005년 수준 대비 17% 줄이겠다고 밝혔다. 그는 “경보음이 울리는데 못들은 체 할 수는 없다”며 “너무 늦기 전에 그리고 최악 상황이 오기 전에 각국이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기후변화 대응에는 어느 나라도 ‘무임승차’할 수 없다며 중국의 동참을 촉구했다.
EU는 온실가스 방출량을 2030년까지 1990년 대비 40%를 줄이고, 역내 사용 전력의 27%를 대체에너지로 바꾸며 에너지 효율을 3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조제 마누엘 바호주 EU 집행위원장이 개발도상국의 기후변화 대응을 돕기 위해 7년간 30억유로(4조172억원) 지원 의사를 밝히자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동참 의사를 표시했다.
중국에서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대신 공산당 서열 7위인 장가오리(張高麗) 상무 부총리 겸 정치국 상무위원이 참석했다. 장 부총리는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목표를 국내총생산(GDP)에 연동시켰던 기존 중국의 태도를 바꿔 “되도록 빨리 (2020년 이후 총량 감축)방안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중국은 내년 3월 말까지 감축 목표를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또 2020년까지 선진국이 1,000억 달러를 개발도상국에 지원하기로 한 약속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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