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김도언의 길 위의 이야기] 10대 가수 생각

입력
2014.09.24 15:40
0 0

내가 어렸을 때는 '10대 가수'라는 게 있었다. 연말에 방송국에서 그 해에 왕성한 활동을 하며 인기를 끈 가수 중 열 명을 선정해 가요제를 하는 것이다. 그러곤 가수왕을 선정하며 대미를 장식하곤 했다. 조용필은 거의 매해 10대 가수에 뽑혔다. 이 TV 프로그램에 사람들은 열광했다. 1년 동안 유행했던 노래를 한 자리에서 들으면서 슬펐던 기억이나 기뻤던 기억을 다시 한 번 복기하고 1년을 마무리하는 것이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인 것 같다. 확실히 음악에는 지나간 시간의 향수가 들어 있다. 10대 가수 가요제가 또 인기를 끌었던 요인 중에는 열 명의 가수를 선발하는 기준이나 결과가 철저하게 비밀에 부쳐져 시청자들의 호기심과 궁금증을 유발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10대 가수라는 것이 어느 해부터인가 없어졌다. 10대 가수 가요제의 애청자였던 나는 속으로 좀 아쉬운 마음이 드는 한편 어쩌면 잘된 일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그 이유는 단순한데 10대 가수 가요제를 보고 10대 가수들의 노래를 따라 부르는 와중에서도 나는 늘 10대 가수에 뽑히지 못한 수많은 다른 가수들에게 마음이 쓰였기 때문이다. 그들은 지금 이 순간 10대 가수에 뽑히지 못한 것을 자책하고 있지는 않을까. 정말 그렇다면 이 얼마나 우울하고 쓸쓸한 일인가. 이런 생각이 들어서 마냥 10대 가수가 부르는 노래가 흥겹게 들리지는 않았다. 서열화하는 것, 궁극적으로는 없어지는 것이 좋다.

소설가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