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시리아 내 이슬람국가(IS) 반군 기지 공습을 시작한 데 대해 중국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 IS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100여명의 중국 국적 요원들이 귀국, 중국에서 테러 등을 감행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24일 국제 문제 전문가를 인용, 중국 당국이 이러한 이유로 테러 경계령을 곧 격상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도 최근 정부 관계자를 인용, “중국 국적 IS 요원들이 중국 공격을 계획하고 있다는 강력한 신호가 포착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우쓰커(吳思科) 중국 중동문제 특사도 지난 7월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기자 회견에서 “시리아와 이라크 등 중동에는 중국에서 온 무장요원들이 100명 정도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이들 중 대부분은 ‘동투르키스탄이슬람운동’(ETIM) 출신으로, 극단주의 사상에 세뇌된 이들이 본국으로 돌아올 경우 심각한 안보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ETIM은 위구르 독립운동 세력의 한 분파로, 중국은 최근 위구르인들의 잇따른 테러 사건의 배후로 ETIM을 지목하고 있다.
중국으로서는 같은 이슬람교도인 IS와 분리 독립 운동을 벌이고 있는 위구르인들의 연계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인도네시아 당국도 최근 중국 국적의 위구르인 4명을 IS와 연계된 극단주의자와 접촉하려 한 혐의로 체포한 바 있다. 판즈핑 신장(新疆)대 교수는 경찰 자료 등을 근거로 해, 최근 2년 동안 국경을 불법으로 넘어 성전(聖戰ㆍ지하드)에 참여하고 있을 것으로 보이는 중국 국적자는 1,000여명이라고 추정했다. 이들은 대부분 신장위구르자치구의 국경선을 통해 중동으로 향하지만 윈난(雲南)성과 광둥(廣東)성을 거쳐 중동으로 가는 경우도 적잖다.
신장위구르자치구 우루무치(烏魯木齊) 중급인민법원이 23일 위구르족 경제학자 일함 토티 전 중양민쭈(中央民族大)대학 교수에게 국가분열죄를 적용, 종신형을 선고한 것도 당국의 강경한 입장과 경계심을 반영하는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3일 “중국은 모든 형태의 테러리즘에 반대하며 국제사회가 공동으로 테러리즘 세력을 공격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이 미국 주도의 IS 공습에 동참할 지 여부에 대해선 부정적 시각이 우세하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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