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자원 위주였던 북한의 중국 수출품목이 섬유제품으로 바뀌고 있다. 값싼 노동력을 활용한 북한의 노동집약적 품목 수출이 더욱 활성화될 전망이다.
한국무역협회 베이징지부는 중국 해관의 북한-중국 무역통계를 분석한 결과 2010년 11억8,800만 달러였던 북한의 중국 수출액이 지난해 29억1,200만 달러로 연 평균 34.7%씩 증가했다고 23일 밝혔다.
급격히 불어난 북한의 대중 수출액은 섬유제품 수출 급증과 맞물려 있다. 2010년 1억9,000만달러였던 북한산 섬유제품 수출액은 올해 7월까지 4억1,000만달러를 기록했고, 연말에는 8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섬유제품이 북한의 전체 중국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0년 16.0%에서 올해는 7월까지 26.3%로 10%포인트 이상 늘어났다.
반면 그간 석유와 소비재 수입을 위해 중국에 팔려나갔던 석탄 철광석 선철 등 자원 비중은 주춤하고 있다. 2011년 전체 수출액 중 71.4%를 차지한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올해는 60%까지 내려앉았다.
북한산 섬유제품이 중국에서 인기를 끄는 것은 낮은 임금으로 인한 원가경쟁력 덕이다. 북중 접경지역인 지린성(吉林省) 훈춘(琿春)시의 근로자가 한 달에 보통 2,700위안(약 46만원)을 받는데 비해 북한 근로자 임금은 1,500위안으로 40%이상 저렴하다.
값싼 노동력을 이용하기 위해 중국 섬유업체들은 북한에 원부자재를 공급한 뒤 완제품을 인수하는 위탁임가공무역에 열중하고 있다. 지난해 지린성 내 중국기업 4곳이 1억4,000만 달러 규모인 연간 의류 1,500만 벌 가공무역을 했고, 최근에는 랴오닝성(遼寧省) 단둥(丹東)시의 5개 의류업체도 연간 1,000만 벌을 같은 방식으로 생산하기 시작했다.
최용민 무역협회 베이징지부장은 “만성적 무역적자는 변함 없지만 수출이 활기를 띠며 북한의 대중 적자폭은 2012년 9억6,000만달러에서 올해는 6억달러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북한의 노동집약적 품목 대중 수출 기조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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