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현지 면허시험 면제 등 한국 의료진 요건 기준 완화
서울성모병원은 아부다비에 건강검진센터 설립 계약
아랍에미리트(UAE) 국적의 마드하드 알리 사이드 알 자브리(41)씨는 지난해 3월 태국에서 허리 디스크수술을 받았으나 악화돼 두바이에 있는 ‘우리들척추병원’에서 2개월 전 재수술을 받았다. 이 병원은 국내 의료법인인 우리들병원이 현지 무바달라 헬스케어와 위탁 운영 계약을 맺고 2011년부터 운영하는 곳으로 현지에서 인지도가 높다. 자브리씨는 21일(현지시간) “친척도 앞서 우리들병원에서 디스크 수술을 받고 추천해줬다. 알고 보니 수술 잘하기로 유명하더라”며 한국 의료진이 있는 병원을 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심찬식 병원장은 “독일 태국 등에서 척추 수술한 환자 5명 중 1명은 재수술을 받는데 그 중 상당수가 소문을 듣고 우리 병원을 찾는다”며 “UAE는 물론 다른 중동 국가, 유럽 등에서도 찾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보바스기념병원이 위탁 운영하는 두바이재활센터도 현지 환자들의 발길로 분주하다. 박수열 센터장은 “하루 평균 진료ㆍ치료를 받는 환자는 120명에 이르며, 한국 의료진 12명에 대한 현지 환자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아 예약률은 100%”라고 말했다. 2012년 8월 두바이보건청과 4년간의 위탁운영 계약을 맺은 두바이재활센터는 뇌졸중과 다발성경화증 등을 앓는 현지 환자를 진료하는 의원급(병상 30개) 병원이다. 박 센터장은 지난해 3월부터 이 곳에서 일하고 있다.
우리 의료진에 대한 UAE 현지 주민들의 호평 속에 국내 병원이 중동 지역에 처음으로 대규모 건강검진센터를 설립, 위탁 운영한다.
아부다비 VPS 헬스케어 그룹과 서울성모병원은 22일(현지시간) UAE 아부다비에서 건강검진센터 설립에 관한 계약을 맺었다. 아부다비 VPS 헬스케어 그룹은 서울성모병원이 아부다비 지역에 검진센터를 설립하는데 설비투자 250억원, 인건비 500억원, 운영비 250억원 등 5년간 총 1,000억원을 투자한다. 부유층이 즐겨 찾는 아부다비 마리나몰에 1개소를 올해 연말까지 짓고 두바이와 카타르 등으로 검진센터를 확장할 예정이다. 총 매출의 10%가 서울성모병원 몫이다. 검진센터 운영인력 75명 가운데 3분의 1인 25명이 한국에서 파견될 예정이다. 병원 측은 하루 35~40명의 건강검진을 담당하게 된다.
서울성모병원의 검진센터 설립은 중증환자가 발견됐을 때 국내로 환자를 데려와 치료하는 2차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 이 검진센터가 성공적으로 운영되면 중동 지역에 암센터 등 중증질환 전문센터 진출도 수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승기배 서울성모병원장은 “의과대학과 간호대학이 없는 UAE는 향후 수십 년간 의료산업을 수출할 수 있는 주요 대상국”이라며 “이번 계약은 국내 의료진출 확산을 부르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아부다비 보건청이 한국 의료인들에 대한 면허 등급을 올해 안에 올리고 현지 면허시험을 면제하기로 한 것도 중동 의료 진출이 활성화되는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다.
보건복지부는 21일 아부다비 보건청과 한국 의료인 면허 인정 조건을 완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 합의의사록에 서명했다. 의사록에 따르면 아부다비 보건청은 면허관리규정(PQR)을 고쳐 한국 의료진에 대한 면허 인정기준을 승격하고 현지 면허시험을 면제한다. 등급이 올라 한국 전문의에 대한 면허 인정 요건은 기존 임상경력 8년 이상(2등급 기준)에서 3년 이상으로 줄고, 급여는 10~20% 오른다. 복지부 관계자는 “현재 UAE 보건부와 아부다비 보건청, 두바이 보건청이 각각 관리하는 의료인 면허제가 다음 달쯤 통합되면, 아부다비뿐 아니라 UAE 전역에서 한국 의료인 면허가 인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부다비ㆍ두바이=손현성기자 hs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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