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투자증권이 또 파격적인 카드를 꺼냈다. 이번엔 매 분기마다 ‘고위험등급 주식’을 선정해 해당기업에 대한 투자 자제를 권유하기로 했다. 업계 최초로 증권사 일일 리포트에 ‘매도’ 의견을 넣고, 전담관리자가 있는 고객의 경우 과당매매 탓에 수익률이 더 나쁘다는 ‘자기 반성문’을 낸 데 이어 거칠 것 없는 행보다.
한화투자증권은 2006~2013년까지 1,741개 기업의 자본건전성, 부채 수준과 상환능력, 관리종목 지정여부 등을 토대로 자체 검증한 결과 80개 종목을 올해 4분기 고위험등급 주식으로 선정했다고 22일 밝혔다. 여기엔 LIG에이디피, STX엔진, STX중공업, 동부하이텍, 현대상선, 녹십자셀, 로케트전기, 한국화장품 등이 포함됐다. 다른 주식에 비해 손실 위험이 크니까 가급적 투자를 하지 말라는 것. 투자 권유는 해도 자제를 요청하지 않는 업계 관행을 뒤집는 조치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이번에 선정된 80개 종목은 기준시점(고위험 주식의 조건이 충족된 시점) 이후 6개월간 평균 주가하락률이 19.5%. 이중 30% 이상 주가가 하락한 종목이 약 30개, 40% 이상도 절반 이상(42개)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기존에는 기관투자자들에게 제공했던 정보를 고객 보호 차원에서 개인투자자로까지 확대했다”며 “고위험등급 주식의 투자위험을 고지해 고객이 신중한 투자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투자증권 온라인증권거래시스템(HTS)에서 투자대상 주식을 선택하면 고위험등급 주식 해당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고위험주식 등급은 매 분기 재평가된다.
논란도 점점 거세진다. 최근 윤수영 우리자산운용 사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화투자증권의 과당매매 반성문과 관련, “(과당매매로 회전율이 높을수록 수익률이 떨어진다는) 회전율-수익률 상관관계에 대한 한화투자증권의 생각은 잘못된 편견이다. 오프라인 회사의 분석이 온라인 거래가 대부분인 전체 거래를 대표할 수 없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고위험등급 지정과 관련해서도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고위험등급으로 지정된 기업 중 애꿎은 피해를 볼 수 있는 곳들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반발했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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