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對中 수출 호황은 옛말, 차이나 리스크 대비하라

입력
2014.09.21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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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수출 증가세 마이너스 추락

TV패널 등 자급률 높아지고 가공무역 비중은 점점 낮아져

中 산업구조 변화가 주원인

"첨단 기술개발ㆍ품목 전환 등 수출 전략 전면 재검토해야"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 자리매김한 이후, 수출 주도의 우리 경제에 최대 버팀목은 중국이었다. 원자재ㆍ중간재를 가리지 않는 왕성한 수입 식욕 덕에 전체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3년 일찌감치 미국을 따돌렸고, 작년엔 4분의1(26.1%)을 넘어섰다.

하지만 올 들어 이 같은 흐름에 심각한 균열이 생기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한풀 꺾인 대중국 수출 증가세가 급기야 마이너스로 추락한 상황. 문제는 이것이 일시적 현상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산업구조 변화라는 구조적 요인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차이나 리스크’에 맞서 우리 수출 전체 전략에도 근본적 재검토가 시급하다는 얘기다.

21일 정부와 무역업계, 현대경제연구원 등에 따르면 올 1~8월 평균 대중국 수출 증가율은 -1.5%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였던 2008~2009년 이후 또 다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 증가율은 2000~2008년 사이 연평균 22.1%의 고성장기를 지나 금융위기 이후(2009~2013년) 13.9%로 낮아졌고 올 들어서는 특별한 위기 상황이 아님에도 마이너스까지 추락한 것이다. 특히 현대경제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올해는 전체 수출에 대한 대중국 수출의 기여도마저 마이너스(-0.4%포인트)로 고꾸라져 대중국 수출 감소가 전체 수출의 발목을 잡는 형국으로 바뀌고 있다.

원인은 복합적이다. 우선 중국의 성장세 둔화(2000~2008년 10.6%→올해 7.5% 전망)로 전반적인 수입 수요가 줄었다. 하지만 이는 중국 경기가 살아날 경우, 반전될 수 있는 일회성 요인. 더 중요한 문제는 기술 발전과 더불어 중국의 전통적인 수입 품목이 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간 ‘노다지’ 수출품목으로 꼽혔던 석유제품, 석유화학, 평판 디스플레이 등은 금융위기 이전 20~176%씩의 수출 증가율을 기록했으나 올해는 -24~-6%로 뒷걸음치고 있다. 그 동안 중국 정부의 대규모 투자로 이들 제품의 자급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중국의 TV 패널 자급률은 2011년 1%대에서 올해 30%까지 급상승했다. 그나마 올해도 증가세를 유지 중인 반도체, 자동차 등 품목도 언제까지 수출 우위가 지속될지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중국이라는 가공 공장에 부품을 수출하던 기존 방식도 한계를 맞고 있다. 중국의 전체 교역 가운데 가공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48.5%에서 올해는 31.5%까지 급감했다. 중국의 수출이 늘어나면 우리 수출도 호조를 띠던 전통의 상관관계 또한 앞으론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정부도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지난 5일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대중국 수출 감소는 우리 전체 수출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급팽창하는 중국 내수시장을 겨냥해 현재 3%에 불과한 소비재 수출을 대폭 늘려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대응이 말처럼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조규림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구조적 변화에 따른 대중국 수출 감소는 당분간 돌이키기 어려워 보인다”며 “수출선 다변화와 첨단기술 개발, 중국 소비시장에 맞춘 품목 전환 등 근본적 개선 노력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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