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시, 충남 서천군 벤치마킹..."버스 없는 마을 주민 불편 해소"
市가 요금의 일부 부담해 주는 콜택시 내달부터 시범운영 돌입
이천·양평·가평 등도 도입 추진
경기 여주시 대신면 후포2리 주민들은 시내로 나가기 위해 버스를 타려면 1㎞ 가량을 걸어 인근 상구리나 장풍리로 가야만 한다. 50여명의 마을 주민들 중 상당수가 60대 이상 노인들인데다 족히 30분 이상 걸어야 하는 만만치 않은 거리이다. 그마저도 하루에 5~6대의 버스밖에 다니지 않아 시간을 잘못 맞출 경우 1시간 가까이 기다려야 한다. 여주가 지난해 군에서 시로 승격됐지만 후포2리처럼 외딴 마을들엔 여전히 버스가 다니지 않고 있다.
이런 외딴 마을 주민들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경기지역 지자체들이 지정 콜택시제인 ‘100원 희망택시’ 도입을 잇따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충남 서천군이 처음 도입한 ‘100원 희망택시’ 제도가 많은 예산을 들이지 않고도 주민들의 큰 호응을 얻으면서 대표적인 농촌형 복지 사례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여주시는 충남 서천군의 ‘100원 희망택시’를 벤치마킹한 ‘행복택시’를 대중교통이 없는 외딴마을 주민들을 위해 도입하기로 했다. 행복택시는 마을주민들이 콜택시 센터에 신청해 택시를 이용하면서 시에서 정한 기본요금을 내면 나머지 요금은 시가 부담해 주는 방식이다. 주민들이 내는 이용 요금은 환승을 위한 근거리 버스정류장까지는 100원, 같은 면ㆍ읍 소재지 내로 이동할 경우 1,000원, 여주시내까지는 1,500원이다.
시는 우선 시내버스 운행이 되지 않는 대신면 송천3리와 후포2리, 천서2리, 북내면 외룡리 연마루 마을, 가남읍 상활2리 등 5곳에서 행복택시를 시범 운영할 방침이다. 시는 관련 조례안이 시의회를 통과하면 예산 1,000만원을 확보해 다음달부터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천시도 ‘100원 희망택시’ 도입을 추진 중이다. 시는 우선 부발읍 고백1리, 설성면 제요 2리와 4리 등 3곳을 시범지역으로 선정했다. 40~50가구가 살고 있는 이 지역은 버스정류장이 600여m 이상 떨어져 있고, 하루 평균 버스 운행횟수가 3~6회 정도에 불과하다.
운행요금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버스기본요금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관련 조례를 제정하고 3,000만원의 예산 편성 등을 거쳐 내년 5월 운행을 목표로 행정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이천과 여주시 관계자는 “대중교통이 없는 곳을 대상으로 운행하다 보니 기존 버스운수업자들의 반발도 없고 벽지노선 버스운행 지원금보다 지원금 부담도 덜하다”면서 “벌써부터 소식을 들은 주민들이 하루라도 빨리 시행해달라고 요구할 정도로 호응이 좋다”고 말했다.
이천과 여주시는 시범 운영 성과를 분석해 운영 범위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양평군과 가평군도 ‘100원 희망택시’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김기중기자 k2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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