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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한인 기업인들 화교처럼 북한개혁개방과정 참여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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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한인 기업인들 화교처럼 북한개혁개방과정 참여할까

입력
2014.09.21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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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개혁개방 과정에서 해외의 투자와 자본이 필요할 때 가장 먼저 손을 내민 것은 해외 화교 기업인들이었다. 중국이 1980년 광둥(廣東)성과 푸젠(福建)성에 경제특구를 만든 것도 해외 화교 대부분이 이곳 출신이기 때문이다. 이를 연상하게 하듯, 북한이 중국과 해외의 한인 동포 기업인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투자 유치전에 나서 주목된다.

북한 대외경제성 산하 원산지구개발총회사는 20일 중국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시 샹그릴라호텔에서 ‘북한 투자 설명회’를 개최했다. 대외경제성은 북한이 지난 6월 합영투자위원회, 국가경제개발위원회, 무역성을 통폐합해 설치한 외자 유치 주무 부처이다.

북측은 이날 중국과 미국 일본 호주 등지에서 온 동포 기업인 200여명에게 일반적인 투자환경과 원산, 금강산, 칠보산 개발계획 등을 소개했다. 오응길 원산지구개발총회사 총사장은 “투자를 받아들일 수 있는 사회·정치·법률적 환경과 절차들을 이미 갖추고 있다”며 “동포 기업인의 관심과 적극적 투자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에 투자한 외국기업 성공 사례들을 열거한 뒤 “과거 투자에 실패한 경우는 대부분 해외 투자자가 우리(북한)쪽 파트너를 과도하게 신뢰, 국가의 법적 절차 등을 꼼꼼히 따지지 않고 계약한 탓”이라고 말했다. 또 투자 목적으로 방문하길 원하는 동포들이 방북 신청을 하면 10일 이내에 처리해주고 개발 관련 자료 등도 보내 주겠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지난 6월 원산-금강산 지구를 국제관광지대로 집중 육성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날 북측 참석자들은 사전에 배포한 원고를 그대로 읽던 이전 투자설명회와 달리 해외 동포 기업인의 질문을 피하지 않은 채 성실하게 답변, 눈길을 끌었다.

북한이 재중동포 기업인을 대상으로 투자 설명회를 연 것은 대외 개방과 경제 발전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지난해도 투자 유치 설명회를 하겠다고 통보했다 하루 전 이를 취소한 바 있다. 그 동안 주로 중국 기업들의 투자 유치에 주력해 온 북한이 재중동포 기업인에 손을 내민 것은 최근 북중 관계가 예전 같지 않은 것도 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중국 기업 사이에선 북한 투자 실패사례들이 잇따르며 경계심이 커진 상황이다.

이번 설명회는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 다롄지회(지회장 김강)가 주최한 ‘2014 월드옥타 중국 경제인 대회‘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월드옥타는 재중동포들을 중심으로 전 세계 68개국에 130개 지회를 두고 있는 한인 해외동포 경제단체이다. 지난 5월에는 회원 21명이 남북관계의 경색을 풀겠다며 개성공단을 방문한 바 있다.

북한이 최근 일본과 관계 개선에 나선 것도 중국식 개혁개방 과정을 떠올리게 한다. 중국이 문호를 열면서 가장 먼저 참여한 경제 선진국이 일본이기 때문이다. 덩샤오핑(鄧小平)은 1978년10월 일본을 방문, 중국 현대화를 위한 선초(仙草)를 찾기 위해 왔다고 밝혔다. 이듬해 일본은 중국에 5억엔을 빌려줬다. 중국이 받은 첫 외국 정부의 정기 저리 차관이다. 북한과 일본은 올 들어 일본인 납치 피해자 협상 문제로 자주 접촉, 관계 정상화를 위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는 것 아니냔 관측이 나온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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