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비수술 치료법 잇달아 등장
수술 꺼리는 환자의 선택 폭 넓혀
중기 디스크·협착 동반 경우엔 고주파 열치료술 주로 쓰여
"일부 병원 고가 시술 권하다가 치료 안 되면 수술... 환자만 고통"
‘안녕하세요. 또 만났군요’ 등 히트곡으로 잘 알려진 원로 가수 장미화 씨가 지난달 급작스러운 요통 증상으로 병원 신세를 졌다. 평소 허리에 불편함을 느껴온 장씨는 허리와 왼쪽 다리에서 극심한 통증을 느끼고 서둘러 내원한 결과 허리 디스크(요추 추간판 탈출증) 및 협착증으로 진단됐고, 고주파 디스크 치료술을 시술 받은 뒤 증세가 좋아져 곧바로 방송 활동에 복귀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씨가 이번에 앓은 허리 디스크는 우리 나라 사람 10명 중 9명이 평생 한 번쯤 경험할 정도로 흔한 병이다. 디스크 치료법은 크게 약물치료ㆍ주사치료ㆍ물리치료ㆍ수술의 4가지로 나뉘는데, 최근 들어 각종 비수술 치료법이 잇따라 등장하며 수술을 꺼리는 환자들에 선택 폭을 넓혀주고 있다. 예전에는 신경차단술과 물리치료로 안 되면 수술로 곧바로 넘어갔는데, 비수술 요법이 옵션으로 추가되면서 요즘엔 수술하는 비율이 확 줄어 들었다. 비수술 요법은 고주파 열치료술, 꼬리뼈 신경성형술, 플라즈마 감압술, 경막외 레이저내시경 등 다양한 갈래다. 문제는 환자 입장에서 이들 치료법의 차이점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어떤 것이 자신에게 더 좋거나 더 나쁜 것인지 옥석 가리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아리송한 뜻의 갖가지 시술법 이름부터가 환자들을 헷갈리게 한다.
장씨가 이번에 병원에서 시술 받은 치료법은 ‘고주파 내시경 디스크 치료술’. 디스크 증상이 말기로 수술할 정도로 증세가 심하거나 디스크가 터져서 걷지 못하는 환자가 시술 대상이다. 3mm 크기의 가느다란 집게를 병변 부위에 집어 넣은 뒤 특수 내시경을 통해 시술 영상을 보면서 디스크를 잡아 다시 안으로 밀어 넣는 방법이다. 시술 시간이 10분 정도로 짧다.
이번에 장씨를 치료한 조성태 강남초이스병원장은 “장미화 씨는 진단 결과 제4요추-제5요추 추간판 탈출증 및 협착증이었다”며 “국소마취 뒤 10여분에 걸쳐 고주파 디스크 치료술 및 신경 성형술을 시행하자 탈출된 추간판이 수축 및 안으로 들어가면서 요통과 하지 방사통이 곧바로 호전돼 당일 퇴원했다”고 밝혔다. 일반적인 열 치료법으로는 디스크가 말기이거나 디스크가 터진 것을 못 고친다. 고주파 내시경 디스크 치료술은 조 병원장이 지난 2010년 직접 개발해 선보인 것으로, 시술 시 특수 내시경을 추가함에 따라 일반적인 디스크 뿐 아니라 재발했거나 터진 디스크, 퇴행성 협착증까지 치료할 수 있도록 한다.
조 병원장에 따르면 디스크 증상이 중기 또는 말기인 경우, 협착이 동반된 경우에는 ‘고주파 열 치료(수핵감압술)로 치료한다. 1mm 크기의 가느다란 주사 바늘을 디스크 부위에 집어넣는 뒤 섭씨 50도의 열을 내는 고주파를 쏘아 디스크를 수축시키는 방법이다. 시술 시간은 15분 정도. 조 병원장은 “노인 등 수술이 무섭고 빠른 회복을 원하는 사람들은 고주파열치료를 주로 하고, 통증이 너무 심해 보행이 불가능하다던지 수술할 정도로 증상이 심한 사람들은 내시경 치료를 한다”고 차이점을 설명했다. 디스크 증상이 가벼운 초기 또는 중기라면 신경치료나 물리치료로 대처가 가능하다. 신경치료는 척추 주변의 신경이 지나가는 부위에 부종을 빼주는 약물을 주입함으로써 신경 눌림 증상을 풀어주는 것이다.
수술보다 비수술을 선호하는 흐름에 편승해 일부 병원이 환자들에게 고가 시술을 권하고 있어 큰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예컨대 신경 눌림 증상에 대한 신경치료 시 비용이 20만 원에 불과한 신경차단술 대신 200만 원이 넘는 신경성형술을 권하는 것이 그렇다. 신경치료 시술 비용은 카테터(가느다란 관)을 집어 넣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 10배 차이가 난다. 조 병원장은 “신경차단술과 신경성형술은 같은 약물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별다른 차이가 없다”며 “적응증이 아닌 환자들에까지 고가의 시술을 권하다가 치료가 안 되면 결국 수술을 권한다. 환자들만 고통 받고 있다”고 쓴소리를 했다. 사실 카테터를 이용하는 시술은 통증 감소가 목적이지 완치로 이끄는 방법이 아니다. 신경성형술의 신경 눌림과 통증 완화 효과는 2주 정도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강섭기자 ericsong@hk.co.kr
허리를 보호하는 생활 수칙
1.흡연은 요통의 주요 위험인자이다. 금연을 실천한다
2.비만은 디스크 위험을 높인다. 적절한 상태로 체중 조절을 한다
3.물건을 들 때에는 무릎을 굽히고 허리는 편 상태에서 몸에 가깝게 붙여서 든다
4.앉을 때에는 등받이가 약간 뒤로 기울어진 의자에 허리를 펴고 앉은 뒤 엉덩이를 의자 깊숙이 밀어넣는다. 20~30분에 한 번씩 일어나 스트레칭을 한다
5.운전할 때 좌석을 운전대에 가깝게 하고, 무릎을 높게 하며, 허리에 쿠션을 받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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