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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이승우 열풍

입력
2014.09.1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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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도나의 재래(再來), 코리안 메시, 호날두처럼 저돌적인 공격수…. 아시아축구연맹(AFC) 16세 이하(U-16) 챔피언십대회에서 천재적 기량을 뽐내고 있는 이승우 선수(16)의 열풍이 거세다. 국내외 축구전문가나 스포츠지들의 극찬은 더 이상 표현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14일 일본과의 8강전에서 폭발적인 두 번째 득점 장면은 압권이었다. 60m 가량을 단독 드리블로 치고 들어가는데 4~5명의 상대 수비수가 추풍낙엽이었고, 골키퍼까지 교묘한 페인팅으로 제치고 골을 넣었다.

▦ 거대한 산사태 같기도 했다. 개인적으로는 영화 ‘명량’에서 조선 수군의 대포에 일본 군선들이 한 순간에 박살 나는 장면 같은 통쾌함을 느꼈다. 브라질의 한 언론은 “마라도나가 1986년 멕시코월드컵에서 터뜨린 전설적인 골을 보는 듯 했다”고 평했다. 국내 축구팬들은 “우리나라에도 드디어 이런 선수가 나온다”고 열광하고 있고, 일본 축구 네티즌들은 “한국에 말도 안 되는 재능이 나타나버렸구나” “일본이 위험해졌다”라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

▦ 이승우는 대동초등학교 6학년 때 “엄청난 동양소년”으로 바르셀로나 유스(유소년팀)에 스카우트됐다. 그를 아는 축구전문가들은 천부적 재능 칭찬에 입이 마른다. 긴박한 상황에서도 공을 능란하게 다루고 잠자리처럼 엄청난 순간 가속력으로 수비벽을 돌파한다. 틀에 얽매이지 않고 창의적 축구를 한다는 점 등 여러 모로 리오넬 메시를 닮았다. 일부에서는 그의 천방지축 품성을 걱정하기도 하는데, 바로 이게 그의 창의적 축구의 원천이다. 그런 분방함을 허용해야 마라도나, 메시 급의 스타를 가질 자격이 있다.

▦ 바르셀로나 유스에는 장결희(16), 백승호(17)도 있다. 장결희는 AFC U-16 챔피언십 4강전에서 이승우와 호흡을 맞춰 2골을 넣는 등 맹활약했다. 이런 추세로 성장하면 유소년 해외유학파 주도로 한국 축구가 비상할 날도 멀지 않았다. 북한도 유소년 축구 유망주 31명을 지난 연말 이탈리아와 스페인으로 축구유학을 보냈다. 남북 합작으로 한민족 축구전성시대가 열릴지도 모르겠다. 토요일 오후 8시 남북이 격돌하는 AFC U-16 챔피언십 결승전은 이승우의 화려한 플레이와 함께 한민족 축구의 대도약을 예고하는 무대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계성 수석논설위원 wk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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