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실리콘밸리 또 한명의 신화가 물러난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실리콘밸리 또 한명의 신화가 물러난다

입력
2014.09.19 20:00
0 0

잡스·게이츠 이어... 2선으로 퇴진

업계 입지 축소에 따른 선택인 듯

기행·여성편력·거친 입 등 유명세

래리 엘리슨 오라클 회장이 지난해 9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오라클 오픈월드 2013’ 행사에 참석, 회사의 향후 중장기 전략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오라클 제공
래리 엘리슨 오라클 회장이 지난해 9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오라클 오픈월드 2013’ 행사에 참석, 회사의 향후 중장기 전략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오라클 제공

세계 최대 기업용 소프트웨어 기업인 오라클을 창업한 래리 엘리슨(70) 최고경영자(CEO)가 경영일선에서 물러난다. 그는 고(故) 스티브 잡스 애플 설립자 및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등과 더불어 대표적인 미국 실리콘밸리 1세대로 통하는 인물이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엘리슨 오라클 CEO는 경영권을 내놓고 이사회 회장 겸 최고기술경영자(CTO)로 자리를 옮긴다. 향후 오라클은 사프라 카츠와 마크 허드 공동대표 체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엘리슨은 이날 별도 성명을 통해 “우리 세 사람은 앞으로도 함께 미래를 대비해 나갈 것이다”고 전했다. 하지만 엘리슨은 CEO 사임 이후에도 오라클 이사회 의장이나 개인 최대 주주로서 여전히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안팎에선 엘리슨의 사임이 세계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좁아지고 있는 오라클의 입지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오라클은 최근 각 기업들이 과거와 달리 소프트웨어를 직접 구매해서 사내 컴퓨터(PC)에 설치하는 대신, 외부 데이터 센터에 저장된 소프트웨어를 임대하는 방식을 선호하면서 사세 확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해 2분기 매출도 당초 시장 예측치인 87억8,000만달러 보다 낮은 86억달러에 머물렀다.

하지만 엘리슨은 실리콘밸리의 스타 CEO로 각인돼 있다. 지난 달 70세 생일을 맞이한 엘리슨은 1977년 오라클을 설립한 이후 회사를 글로벌 소프트웨어 업체로 성장시켰다. 오라클의 현재 시가 총액은 1,850억달러에 달하며 연간 매출도 380억달러에 이른다. 엘리슨의 오라클 지분은 25%에 달한다. 미국 경제전문 잡지인 포브스가 발표한 ‘2014 세계 억만장자 리스트’ 5위까지 오른 그의 재산은 480억달러 수준이다.

세계적 부호인 엘리슨은 세계 정보기술(IT) 전자업계의 악동으로도 유명하다. 1990년대 후반 ‘반 MS’의 선두주자를 자청했던 그는 MS 부도덕성을 파헤치기 위해 사설탐정까지 고용하면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갖가지 기행도 일삼는다. 1억달러가 넘는 대저택에 살면서 요트와 제트기는 물론이고 심지어 바닷가 백사장을 통째로 사들이는 등의 튀는 행동도 그의 전매특허다. 지난 2002년엔 하와이 군도에서 여섯 번째로 큰 라나이섬을 매입했으며 지난해에도 하와이 지역항공사인 아일랜드에어를 사재를 털어 인수한 바 있다.

거친 입담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는 2000년 예일대 졸업식에 참석, “졸업장이 여러분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대학에서 너무 많이 배워서 머리가 굳은 여러분은 결국 실패자가 될 것이기 때문에 당장 짐을 싸서 학교를 나오라”고 말했다가 연단에서 끌려 내려왔다.

여성편력 또한 화려하다. 지금까지 4번 결혼하고 4번 모두 이혼했다. 그는 이어 2010년엔 오라클이 후원했던 영화 ‘아이언맨2’에도 깜짝 출연, 화제를 모았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