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과 헤어지라”는 말에 앙심을 품고 전 여자친구의 부모를 잔인하게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장모(24ㆍ대학생) 피고인에게 사형이 선고됐다.
대구지법 서부지원 제1형사부(부장판사 남근욱)는 18일 장씨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사형을 선고하고 120시간 성폭력치료프로그램 이수, 30년간 위치추적 전자발찌 부착을 명령했다. 위치추적 전자발찌 부착 명령은 항소심에서 감형될 경우를 대비한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이 범행을 치밀하게 계획한 점, 잔혹성, 재범 가능성, 최근 엽기적이고 잔인한 범죄가 빈발하면서 국민적인 공분이 일고 있는 점을 고려했을 때 사형선고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특히 “사형은 오판하면 그 피해를 회복할 수 없다는 점에서 위헌론의 주요 논거가 되고 있으나, 이 사건의 경우 피고인이 범인이 아닐 가능성은 전무하다”며 “현행법상 가석방·사면을 제한하는 ‘절대적 종신형’이 도입돼 있지 않아 무기징역형으로 사형을 대체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장씨는 전 여자친구 권모(20)씨 부모가 자신이 권씨를 폭행한 사실을 알고 헤어질 것을 요구했고, 자신의 부모에게도 항의한 사실이 학교에 알려져 총동아리회장직에서 물러나게 된 것 등에 대해 앙심을 품고 지난 5월 19일 배관수리공으로 위장해 권씨 아파트에 침입, 권씨 부모를 잔인하게 살해하고 권씨를 감금ㆍ폭행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됐다.
피해 여성은 자신의 부모가 처참하게 살해된 현장에서 장씨와 마주한 채 장시간 공포에 떨다가 베란다를 통해 아파트 4층에서 뛰어내려 탈출하다 골반 등을 크게 다쳤다.
장씨는 4년 전 군복무 시절에도 후임병 가혹행위와 폭행 등으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형을 선고받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정광진기자 kjche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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