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볼링 사상 첫 세계선수권 제패
부상 털고 일어나 3관왕 재현 노려
2008년 8월29일 태국 논타부리에서 끝난 세계남자볼링선수권대회. 미국 언론은 14년의 짧은 역사를 지닌 한국 볼링에서 개인종합 우승자가 나오자 “깜짝 놀랄 만한 기량이다. 집중력과 레인 적응력이 아주 뛰어나다”며 “당장 미국프로볼링(PBA) 리그에서 뛰어도 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준우승자 리노 페이지(미국)도 “대담하게 경기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며 엄지를 치켜 들었다.
세계를 놀라게 한 주인공은 최복음(27ㆍ광양시청). 당시 스물 한 살의 나이로 국내 무대를 점령하더니 기어코 한국 볼링 사상 최초로 세계선수권을 제패하는 ‘일’을 저질렀다. 안정적인 자세와 정확성이 일품이었다. 그런 그가 이제는 인천에서 다관왕을 노린다. 고등학생이던 2005년부터 국가대표에 발탁됐으니 베테랑으로서의 노련한 경기 운영이 기대된다.
최복음은 “10년째 국가대표를 하다 보니 코치나 선수들이 바뀌는 모습을 많이 본다”면서 “그 사이에서 이 자리를 지켜 나라를 대표하는 무게감과 책임감이 크다. 3번째 아시안게임에서 만족할 만한 성적을 거두겠다”고 말했다.
최복음은 2006년 도하 대회 때 처음 아시안게임과 인연을 맺어 개인전과 5인조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4년 뒤 2010 광저우 대회에서는 남자 마스터즈와 3ㆍ5인조에서 우승, 3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특히 마스터즈 예선 9번째 게임에서 믿기 힘든 12개의 스트라이크를 쳐내며 300점 만점을 올렸다. 아시안게임 남자 선수 최초의 퍼펙트였다.
하지만 인천을 준비한 4년이 순탄한 것만은 아니었다. 2011년 허리 부상악재를 만나 한동안 침체기에 빠졌다. 최복음은 “선수 생활을 위협할 수도 있다고 해서 ‘다시 볼링을 못하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이 많았다. 암울했다”고 지난날을 돌아봤다. 그러면서 “수술 대신 재활로 서서히 몸을 만들었고 지난해 동아시아경기대회 5관왕으로 자신감을 찾았다”며 “개인적으로는 마스터즈가 욕심 나지만 다 같이 웃을 수 있는 5인조에서 더 금메달을 따고 싶다. 3관왕이 다시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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