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SA, 보잉·스페이스X 선정 2017년까지 시험발사 목표
러와 우주인 수송 계약 2017년 만료, 우크라 사태로 관계 악화도 한몫
수 년간 우주인 수송을 러시아에 의존해온 미국이‘우주택시’를 개발할 민간항공업체를 선정하면서 자존심 회복에 나섰다. 우주비행사를 태우고 우주정거장까지 데려다 주는 우주왕복선 개발에 민간기업이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차세대 유인 우주왕복선 개발을 맡길 사업체로‘보잉’과 ‘스페이스X’를 선정했다고 16일 밝혔다. 두 업체에 각각 42억 달러(4조3,400억원), 26억 달러를 투자해 우주선을 개발하고 이를 2017년까지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시험 발사하는 게 1차 목표다.
NASA 관계자는 보잉을 선정한 이유로 설계안의 위험도가 가장 적고 3년 내 미국 우주인들을 ISS까지 데려갈 준비가 가장 잘 돼 있다는 점을 꼽았다. 스페이스X에 대해서는 기술 대비 저렴한 비용과 용이한 접근성 등을 높이 평가했다.
기존의 우주선과 왕복선의 가장 큰 차이는 ‘재사용’가능 여부다. 우주선 운반체인 다단계 로켓은 비행 과정에서 추진체이자 연료통인 몸체를 차례로 분리해버리고 우주비행사가 탄 캡슐만 귀환하는 일회용이다. 그러나 왕복선은 궤도선 자체에 로켓엔진을 장착해 작동하며, 연료 탱크와 부스터를 탈부착해 교체하면 반영구적으로 재사용이 가능하다.
두 업체는 이미 우주택시와 우주화물선 등 이전의 운반체보다 더 많은 인원, 무거운 짐을 실을 수 있는 왕복선을 개발해 공개했다. 보잉이 지난달 발표한 ‘CST-100’은 모두 7명의 우주비행사를 350㎞ 상공에 있는 ISS로 수송한다. CST-100은 2016년 우주비행사들과 함께 아틀라스5 로켓에 실려 우주 밖으로 나간 뒤 러시아산 RD-180엔진으로 ISS로 비행할 계획이다. 스페이스X가 5월 내놓은 ‘드래곤 V2’는 2012년 500㎏의 화물을 ISS에 실어 나른‘드래곤’을 개량한 것으로 역시 7명의 우주비행사를 실어 나를 수 있다.
미국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재정난에 시달리자 2011년 7월 ‘애틀랜티스호’ 발사를 마지막으로 막대한 비용이 들어온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을 중단했다. 이후 우주비행사 수송에는 러시아 소유즈 로켓을 좌석당 7,000만달러(720억원)를 주고 빌려왔다. 미국이 다시 우주왕복선 기술 개발에 나선 배경에는 러시아와 우주협력 계약이 2017년 만료되는데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놓고 양국 갈등이 커진 것이 적잖게 작용하고 있다.
찰스 보든 NASA 국장은 이 사업에 대해 “유인 우주선 역사에 가장 흥미로운 일이 될 것”이라며 “우주택시가 화성 착륙 등 태양계 탐험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 확신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의 우주 기술 개발에는 온라인 소매업체인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50) 등도 뛰어들었다. 베조스가 세운 우주 사업체 ‘블루 오리진’은 17일 보잉과 록히드 마틴 합작 기업인 ‘유나이티드 론치 얼라이언스’와 계약해 로켓 엔진을 개발해 2019년 첫 비행을 하겠다고 밝혔다. ‘유나이티드 론치 얼라이언스’는 미국의 모든 군사위성 발사를 도맡고 있는 업체다.
신지후기자 h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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