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대출 사칭 50억 챙긴 일당 검거
부산 영도경찰서, 6명 구속ㆍ11명 입건
시중은행을 사칭해 50억원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검거됐다.
부산영도경찰서 수사과 지능범죄수사팀은 18일 NH농협은행과 SC은행을 사칭, 거짓 대출광고 전단을 팩스로 보낸 후 이를 보고 문의한 사람들에게서 예치금 명목으로 총 50억원을 송금 받아 가로챈 혐의(사기)로 대출사기조직 총책 이모(42)씨와 콜센터 팀장 김모(41ㆍ여)씨 등 6명을 구속하고 다른 콜센터 직원 2명과 이들에게 대포통장을 만들어준 9명 등 1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 일당은 지난 1월 이모(40ㆍ여)씨가 대출광고지를 보고 전화를 걸어오자 NH농협은행 서초지점 K모 팀장을 사칭해 “제2금융권 대출금을 갚아야 연 4%대의 정부지원 대출을 받을 수 있다”고 속여 800만원을 송금 받아 가로챘다.
경찰조사 결과 이들은 같은 수법으로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대출예치금 명목으로 150명으로부터 50억을 가로챘으며, 기존 대출이 없고 신용도가 좋은 피해자에게는 대출금의 10%를 예치하면 바로 대출이 가능하다고 속여 돈을 송금 받아 챙겼다.
대출사기 주범 김씨는 대부중개 영업을 한 경험을 바탕으로 보이스피싱 조직을 만든 뒤 대포통장 공급책 최모(32)씨에게 개당 110만원에 통장을 공급받고, 대출사기 콜센터 여직원에게는 수익금의 25%, 인출팀에게는 15%를 주기로 하고 부산 남구, 동래구, 금정구 일대 오피스텔에서 범행을 저질렀다.
또 김씨는 휴대전화 대출광고 문자메시지로 피해자를 확보하기 어렵자 ‘NH농협은행 마이너스대출’, ‘SC은행 직장인대출’이란 대출광고 전단지를 인터넷 웹 팩스를 이용, 무작위 발송해 이를 보고 연락해온 피해자의 전화번호를 통신업체에서 운영하는 인바운드 서비스로 회신 받아 피해자를 확보하는 수법을 썼다.
이들은 경찰 추적을 피하려 한달 단위로 부산에 있는 오피스텔을 옮겨 다녔고, 발신지 추적이 어려운 유령회사 명의의 인터넷 웹 팩스로 거짓 대출광고 전단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신용불량자 등 금융권의 도움을 받지 못해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을 상대로 추적이 안 되는 대포폰 등을 사용해 돈을 편취하는 방법을 썼다”며 “팩스로 온 대출광고 전단이나 휴대전화로 온 대출광고 문자메시지는 일단 의심해 보는 게 좋다”고 밝혔다. 전혜원기자 iamjh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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