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보는 동영상]
남녀 사이의 대화는 힘들다. 오죽하면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라고 표현했겠는가. 이는 비단 각자 사용하는 언어가 다르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남녀가 말이 아닌 드럼으로 대화를 한다고 해도 상황은 크게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목소리 대신 드럼 소리로 대화하는 남녀간의 미묘한 신경전을 묘사한 영상이 네티즌들의 공감과 웃음을 자아내고 있어 소개한다.
영상 속에서는 여성과 남성의 얼굴이 클로즈업되며 등장하지만 그들은 서로 대화를 하지 않는다. 다만 드럼을 치며 의사를 표현한다.
여성은 먼저 ‘이봐(hey)'에 해당하는 드럼 소리로 말을 건다. 여자가 ’너 배고프니?‘라고 묻자 남자는 ‘먹을 순 있어, 아마, 먹자.’라고 미적지근하게 답한다. 그러자 여자는 약간 심기가 불편한 티를 낸다. 드럼으로 ‘신경 쓰지마, 괜찮아’라고 말하는 듯 하다. 이내 남자는 당황한다. 그는 ‘무슨 일이야?’라고 되묻는다. 누구나 예상하듯 이제부터 남녀간의 대화는 끝모를 늪으로 빠져 든다.
‘아무것도 아니야’라고 말하는 여자의 강한 드럼 소리에, 남자는 ‘거짓말’, ‘이렇게 안하면 안 돼?’라고 응수한다. 결국 여자는 “밥 좀 먹자!”라고 버럭 화를 내듯 강하게 드럼을 내리친다.
여기서 대화가 끝나진 않는다. 여자의 드럼소리는 두 번째 갈등상황을 만든다. 남자가 베트남 쌀국수(pho)라고 답하자 여자는 ‘pho'의 소리가 정확하지 않다며 남자에게 계속 핀잔을 주고, 자신은 쌀국수를 원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한다. 남자는 ’너가 고르라고 했잖아. 내가 원하는 게 쌀국수야‘라고 답하고 여자는 끝까지 다른 걸 원한다고 한다. 남자가 ’브리또?‘라고 묻지만 여자는 역시 마음에 들지 않아하고 갈등상황이 반복된다. 결국 여자는 ’하와이안 피자를 데워 먹자‘고 하고, 남자는 ’너만 좋아하자나!‘라고 맞선다. 결국 여자는 하와이안 피자, 남자는 쌀국수를 먹기로 하고 둘의 대화는 마무리 된다.
이 영상은 유튜버 ‘찰린’(Charlene deGuzman)이 남녀간의 대화를 드럼에 빗대 재미있게 묘사한 것으로 네티즌들의 큰 공감을 얻었다.
이 영상의 제작자는 또 다른 단편 영상 ‘I forgot my phone'(휴대폰을 잊어버렸어)을 만들어 올렸는데, 이 영상 역시 4,400만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인기를 모으기도 했다. 오직 휴대폰에만 몰두해 있는 현대인의 자화상을 풍자한 것으로, 영상 속 주인공은 휴대폰 분실로 휴대폰에 빠져사는 세상 속에서 졸지에 이방인이된 듯한 난감한 상황을 깨알같이 묘사하고 있다.
‘I forgot my phone' 영상 보기
현민지 인턴기자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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