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건설 하청업체로부터 사기와 횡령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소됐다. 박 회장은 동생인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으로부터도 4,000억원대 배임 혐의로 피소돼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중소건설업체인 J사 대표 정모씨는 박 회장과 금호산업 대표를 지낸 기옥 금호터미널 대표, 김성산 금호고속 사장 등 6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ㆍ횡령 및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지난 15일 서울중앙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J건설은 지난 2010년 6월 한국도로공사가 발주하고 금호산업이 시공한 경부고속도로 동김천 나들목 구간 가운데 108억원의 구간 공사를 75억원에 하청 받았다. 그러나 도로공사가 법이 정한 하도급률 위반을 지적하고 시정을 요구하자 금호산업이 13억원을 증액한 허위 계약서를 제출하고 돈은 지급하지 않았다는 게 정씨 주장이다. 건설산업기본법은 하도급률 82%를 지키도록 하고 있다.
정씨는 이어 금호산업이 맡기로 한 도로평탄작업과 묘지 이장 건을 제대로 하지 않아 공기가 연장됐는데도 책임을 J건설에 물어 계약을 해지하는 바람에 막대한 피해를 입게 됐다고 주장했다. 정씨는 고소장에서 “금호산업의 실질적 경영자는 박 회장인 만큼 이 모든 과정에 박 회장이 공모를 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금호산업은 “전혀 문제가 없는 정상적인 절차였다”고 일축했다. 금호산업 관계자는 “정상 계약 절차에 따라 진행을 했고, 13억원 대금은 원래부터 J건설에 줄 몫이 아니었다”며 “공사지연 역시 인허가를 제 때 받지 못한 J건설 책임”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미 감사원 등으로부터 조사를 받아 문제가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고 했다. 검찰은 사건을 경찰로 내려 보내고 형사2부에서 지휘하기로 했다.
남상욱기자 thot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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