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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와 성장 위해… 중국-인도 프레너미십 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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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와 성장 위해… 중국-인도 프레너미십 외교

입력
2014.09.1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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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日과 협력 中봉쇄 위험 줄이고 21세기 해상실크로드 구상 등 성공 위해서는 인도의 도움 절실

모디 최우선 과제 성장 위해 중국의 경험과 투자가 절실, 美中日 사이 국가 이익 극대화 노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인도 방문에 앞서 16일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의 항구도시 개발사업 현장을 찾았다. 콜롬보=AP 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인도 방문에 앞서 16일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의 항구도시 개발사업 현장을 찾았다. 콜롬보=AP 연합뉴스
17일 64번째 생일을 맞아 어머니를 찾아 인사하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간디나가르=AFP 연합뉴스
17일 64번째 생일을 맞아 어머니를 찾아 인사하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간디나가르=AFP 연합뉴스

각각 13억5,000여만명과 12억3,000여만명으로 세계 인구 1,2위의 중국과 인도가 경쟁과 협력의 새로운 관계 설정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여전히 국경선 분쟁을 해결하지 못한 두 나라는 상대방을 견제해야 하면서도 전략적 안보와 경제적 성장을 위해서 서로의 도움이 절실한 상태다. 우정(friendship)과 적(enemy)의 합성어인 프레너미십(Frenemyship)은 이러한 양국의 모순과 현실에도 적용될 수 있는 용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17일 인도 서부의 구자라트주(州)를 방문,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정상 회담을 가졌다. 시 주석이 수도 뉴델리가 아닌 이 곳을 먼저 찾은 것은 이 곳이 모디 총리의 고향인데다가 이 날이 그의 생일이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공원에서 만나 강변을 따라 함께 산책하고, 고승들이 수행하는 근처의 사원도 들렀다. 150여명이 참석한 만찬에는 100가지도 넘는 현지 요리들이 올라왔다.

중국과 인도가 이처럼 양국 정상의 만남에 공을 들인 것은 모두 상대방에게서 얻어야 것이 크기 때문이다. 중국은 정치 안보 방면에서 인도의 협조가 아쉽다. 무엇보다 인도가 미국이나 일본과 손을 잡고 중국 봉쇄에 나서는 것은 중국에겐 최악의 상황이 되기 때문이다. 시 주석이 주창한 ‘실크로드경제벨트’와 ‘21세기해상실크로드’ 구상이 성공하기 위해서도 인도의 협력이 결정적이다. 시 주석은 이날 인도 매체 기고에서 “진정한 ‘아시아의 세기’는 중국과 인도, 다른 인접국이 함께 발전할 때에 비로소 왔다고 할 있는 것”이라며 “중국과 인도가 손만 잡는다면 번영과 진흥의 아시아 세기가 좀 더 앞당겨질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중국의 역량’과 ‘인도의 지혜’가 결합되면 잠재력은 더 커질 것이고 중국 용과 인도 코끼리가 힘을 합치면 국제 질서는 더 공정해질 것”이라고 역설했다.

인도도 중국의 투자가 절실하다. 모디 총리의 최우선 과제는 성장이다. 그가 총리가 될 수 있었던 건 경제를 회복시키겠다는 공약에 인도 유권자가 움직였기 때문이다. 그는 총리가 되기 전 구자라트주에서 주 총리를 지내며 규제 개혁과 투자친화적인 정책으로 매년 10%에 가까운 경제 성장률을 달성했다. 더 많은 해외 투자를 유치, 일자리를 창출하고 인도 경제를 일으키기 위해 그는 중국의 경험과 투자가 필요하다. 2004~2011년 중국에서 1,600만개의 제조업 일자리가 새로 생긴 데 비해 같은 기간 인도에선 300만개에 그쳤다. 2000~2014년 인도에 대한 중국의 투자는 3억1,300만달러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영국의 투자는 200억달러, 미국의 투자는 120억달러에 달했다. 19일까지 이어지는 시 주석의 인도 방문 기간 양국은 무역 투자 금융 기초시설 등의 분야에서 20여개의 협정서를 체결한다.

그렇다고 인도가 미국과 일본을 등진 채 중국과 손을 잡을 리는 없다. 인도는 전통적으로 중국을 잠재적인 적으로 보고 있다. 인도는 또 인도양을 중심으로 한 해양 영향력을 겨냥한 중국의 ‘진주 목걸이 전략’에 맞서 ‘마우삼(계절풍이라는 뜻의 인도어) 항로’구상도 추진하고 있다. 모디 총리가 시 주석과 만나기 전 먼저 일본을 찾아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이유다. 당시 아베 총리도 교토(京都)까지 기차를 타고 가 모디 총리를 직접 영접하고 불교 사찰을 함께 둘러보는 등의 환대를 베푼 뒤 향후 5년 간 3조5,000억엔(약 35조원)의 투자라는 선물까지 안겼다. 일본은 중국의 ‘진주 목걸이 전략’에 맞서 미국 인도 호주를 묶는 ‘다이아몬드 구상’을 추진하고 있다. 모디 총리는 이달말엔 미국으로 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만날 예정이다. 미중일 사이에서 국가적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인도의 행보가 주목된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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