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과 스코틀랜드 국경에 두 지역의 결별을 원치 않는 사람들이 지난 7월부터 돌 한 두 개씩을 올려 높이 2.7m, 무게 350톤의 돌탑이 만들어졌다.
워싱턴포스트는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투표(18일)를 앞두고 이 돌탑이 위치한 스코틀랜드 그레트나 국경지역이 하나의 ‘성지’가 됐다고 16일 전했다. 수 천 개의 돌들이 두 나라가 공유한 역사와 운명의 상징물로 재탄생한 것이다.
이곳을 찾은 크리스틴 베튠(63)씨는 “나는 영국에서 태어났지만 40년간 에든버러에서 살았다”며 돌탑 앞에서 눈물을 흘렸다. 그녀는 이어 “스코틀랜드의 자존심을 이해하지만 연방이 분리되지 않을 때 더욱 강해질 수 있다”면서 돌 하나를 탑에 얹었다.
연방이 유지되길 간절히 바라는 사람들은 무너진 베를린 장벽의 파편, 런던대공습 당시 파괴된 건물의 잔해 등 의미 있는 돌을 가져와 탑에 쌓아 올렸다. 작은 돌 각각에 영국이나 스코틀랜드의 국기가 나란히 그려져 있거나 ‘절대 헤어지면 안 된다’는 문구 등을 새겨 넣기도 했다.
그레트나 지역의 소식을 전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는 돌탑을 찾은 사람들의‘인증 사진’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최근에는“90년을 함께 해 온 조국이 둘로 갈라진다니 마음이 무너진다”며 아흔 번째 생일을 맞아 돌탑 앞서 사진을 찍은 베티씨의 사연이 게재돼 400여명이 공유했다.
신지후기자 h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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