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예선 결승전 제2국
백 이동훈 3단 흑 김현찬 3단
장면 9 상변에서 엄청나게 큰 수상전이 벌어졌다. 흑백 모두 전혀 타협의 여지가 없다. 상대를 잡지 못하면 내가 잡힌다.
한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1부터 10까지 진행된 다음 김현찬이 갑자기 11로 좌변을 먼저 지켰다. 한창 수상전을 하다 말고 웬일인가 했는데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원래 좌변에는 언제든지 백이 먼저 11로 두면 흑A, 백B, 흑C, 백D로 진행해서 오궁도화 형태로 흑이 잡히는 치명적인 약점이 남아 있었다. 그러나 아직 좌변 백돌도 완생이 아니기 때문에 당장은 이를 결행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수상전을 벌이는 동안 자연스럽게 백이 16과 E를 둬서 귀와 연결하게 되면 다시 흑 대마가 위험해지기 때문에 이에 대비한 것이다.
이 틈에 백이 선수를 넘겨받아 12로 이었고 이후 두 선수가 서로 최선의 수순을 밟아서 24까지 진행됐는데 이 장면에서 김현찬이 그만 돌을 거뒀다. 계속 수상전을 진행한다면 참고1도 13까지 단패가 되지만(9 … ▲) 흑은 이 패를 꼭 이겨야 하는데 반해 백은 패의 대가로 어디서든 조금만 이득을 취하면 되므로 도저히 더 버틸 수 없기 때문이다. 200수 끝, 백 불계승.
신예 강자 이동훈이 입단 3년 만에 처음으로 명인전 본선에 진출했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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