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팀 코리아" 함께 뛰는 외국인 지도자들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5회 연속 종합 2위를 노리는 한국 선수단에는 선진 기술을 전수하는 외국인 지도자가 간간이 눈에 띈다.
이들은 한 단계 성장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문호를 개방하는 현재 한국 스포츠의 일면이자, 국제무대에서 스포츠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중요한 토대다.
대한체육회가 집계한 인천 아시안게임 선수 명단에 따르면 전체 선수단의 코치 177명 가운데 외국인은 10명이다.
육상과 카누, 승마, 하키, 공수도, 크리켓 등 여섯 종목에서 세계 정상급 수준의 기술을 전파하러 한국에 들어온 이들은 인천에서 열매를 맺기 위해 선수들과 호흡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이는 육상 대표팀에서 장대높이뛰기를 담당하는 아르카디 시크비라(50·우크라이나) 코치다.
그의 이력은 화려하다.
남자 장대높이뛰기에서 불멸의 세계기록(6m14)을 세운 '인간새' 세르게이 부브카(우크라이나)의 개인 코치였다.
또 여자 장대높이뛰기의 지존으로 군림하던 옐레나 이신바예바(러시아)를 가르친 비탈리 페트코프 코치가 그의 은사다.
세계적으로도 권위를 인정받는 지도자인 그는 벌써 2010년부터 5년째 한국의 유망주들을 가르치고 있다.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한국 장대높이뛰기는 시크비라 코치의 지도로 꾸준히 발전을 거듭했다.
최근 남자부에서 기대주 진민섭(22·인천시청)이 한국 신기록을 연거푸 작성하며 눈부시게 성장, 이번 아시안게임의 금메달 후보로 떠올랐다.
5년간 세계선수권대회와 올림픽 등 각종 국제대회에서 한국의 애제자들이 부담감을 이기지 못하고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내는 모습을 보며 한숨을 쉬어야 했던 시크비라 코치의 주름살이 인천에서는 펴질지 관심을 끈다.
한국에서는 생소하기만 한 종목인 크리켓 대표팀에는 줄리엔 파운틴(영국) 코치를 포함해 세 명의 외국인 지도자가 포진해 있다.
파운틴 코치는 대개 크리켓이라는 종목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 1∼2년밖에 되지 않은 대표 선수들을 이끌면서도 "짧은 경력을 생각하면 나쁘지 않다"고 평가했다.
특히 파운틴 코치는 야구가 인기 스포츠로 자리 잡은 한국에서 크리켓의 미래가 밝다는 소신을 밝혀 눈길을 끈다.
그는 "한국 선수들은 기본적으로 공을 던지고, 잡고, 방망이로 때리는 기술을 갖추고 있다"면서 "사람들이 크리켓을 접하지 못한 것일 뿐이지, 야구 선수를 하다가 그만둔 이들에게 적극적으로 접촉한다면 크게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제무대에서 이란이 '최강'으로 군림하는 공수도 대표팀에도 이란 출신의 아흐마드 사피 코치가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2008년부터 한국 대표팀을 지도해 온 그는 실업팀조차 없어 어렵게 훈련하는 한국의 선수들에게 이란에서 뛸 기회를 마련해주는 '따뜻한 지도자'이기도 하다.
한국 공수도는 아직 아시안게임에서 한 번도 금메달을 따지 못했지만, 사피 코치는 "이제 기량이 많이 올라와 메달 후보가 많다"면서 첫 금메달리스트를 키워내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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