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8000원 유료 틈새시장
기존 케이블TV에 이어 토신 3사도 앞 다퉈 서비스 나서
CCTV 사업도 연계 추진
인터넷TV(IPTV)와 케이블TV에 개들이 볼 수 있는 ‘도그TV’바람이 불고 있다. 개가 보는 방송을 과연 돈을 내고 시청할까 싶은데, 신청자가 꾸준히 늘어나자 앞다퉈 정보기술(IT) 업체들이 뛰어들고 있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기존 케이블TV들에 이어 통신 3사들도 다음달까지 모두 IPTV를 통해 도그TV 서비스를 시작한다. SK브로드밴드는 지난달 말 도그TV 서비스를 시작해 20일 만에 가입자가 2,400명을 넘어섰다. KT는 다음달 1일, LG유플러스도 다음달 말에 각각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케이블TV는 올 2월부터 일찍 뛰어들었다. CJ헬로비전이 국내에서 가장 먼저 2월에 서비스를 시작했고, 4월에 태광 티브로드, 7월 울산중앙방송, 지난달 현대HCN과 대구 푸른방송이 각각 도그TV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제주방송도 시험방송 중이다.
이처럼 IT업체들과 케이블TV업체들이 도그TV를 서비스하는 이유는 짭짤한 부가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도그TV는 월 8,000원 가량의 돈을 따로 내야 하는 유료서비스다. 그렇다 보니 케이블TV나 IPTV업체들은 월 기본료 외에 부가 수익을 거둘 수 있어 정체된 방송ㆍ통신 서비스 시장의 유망한 틈새 시장으로 자리잡았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애완견을 키우는 맞벌이 부부나 1인 가구가 늘면서 기대 이상의 수익을 거두고 있다”며 “견주가 집을 비울 때 혼자 남는 개들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틀어주는 용도로 많이 이용된다”고 말했다.
방송 콘텐츠는 미디어포럼이라는 국내업체 한 군데에서 공급한다. 이 업체의 유동균 대표는 1994년부터 여러 케이블TV에서 프로듀서(PD)로 일하던 중 우연히 도그TV에 대한 설명을 듣고 지난해 본격 사업을 시작했다. 콘텐츠는 이스라엘 PTV와 국내 독점 공급 계약을 맺었다.
방송은 이스라엘 PTV에서 인공위성을 통해 방송 프로그램을 전송하면 이를 미디어포럼에서 받아 실시간으로 IPTV 및 케이블TV업체에 전송하고, 다시 초고속인터넷이나 케이블선을 통해 각 가정에 전달한다. 유 대표는 “모든 프로그램이 이스라엘의 PTV에서 실시간으로 현지 방송되는 내용과 동일하다”고 설명했다.
2009년 이스라엘의 과학자들과 애견전문가들이 모여서 공동 개발한 방송으로 내용은 크게 3가지다. 집에 혼자 남은 개들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음악과 함께 휴식을 취하거나 잠자는 개의 모습을 내보내는 영상과 외부 소음이나 자극 등에 충격 받지 않도록 경쾌한 음악과 화면으로 훈련시키는 영상, 개들이 외출시 외부 환경에 쉽게 적응하도록 외부 세계 모습을 보여주는 영상 등이다. 영상은 적색과 녹색을 구분하지 못하는 개들을 위해 해당 색상을 다른 색으로 바꿔서 내보낸다. 유 대표는 “개에 따라 학습 능력의 차이가 있지만 안정 및 학습 효과가 있다”며 “견주가 함께 시청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IPTV 업체들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가정용 폐쇄회로(CC)TV 사업을 도그TV와 연계시키는 방안을 진행 중이다. 즉, 두 가지 서비스를 함께 묶어서 내보내는 것으로, 도그TV를 틀어놓고 외출한 견주가 외부에서 스마트폰으로 CCTV를 통해 개들이 도그TV를 시청하는 영상을 볼 수 있는 서비스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최근 스마트폰 CCTV 서비스를 애완견을 살피는데 많이들 이용하고 있다”며 “도그TV와 잘 어울리는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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