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로부터 영토 침략을 당하고 있는 우크라이나가 유럽연합(EU)과 경제교류 활성화 협정을 비준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군 체재 선택 방침을 밝히는 등 사실상 서방 국가의 길로 들어 섰다. 언제든 깨질 수 있는 동부지역 휴전협정 등으로 불안한 국가 안위를 친 서방 정책으로 보호하겠다는 선택으로 보인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최고라다(의회)와 유럽의회는 16일 자유무역지대 창설을 골자로 한 우크라이나-EU 간 협력협정을 동시에 비준했다. 인테르팍스 통신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의회는 이날 출석 의원 381명(재적 의원 445명) 가운데 355명의 찬성으로 협정 비준안을 승인했다.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표결을 앞두고 의회에서 행한 연설에서 “우크라이나는 유럽의 길로 들어섰고 누구도 EU를 향한 우크라이나의 문을 폐쇄하려 시도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럽의회도 이날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회의장에서 총회를 열고 우크라이나-EU 협력협정을 비준했다.
발효 예정은 11월 1일이지만 러시아의 반발로 12일 EU, 우크라이나, 러시아 3자 협상에서 협정의 경제부문 조항 이행을 2015년 말까지 보류하기로 합의해 본격적 발효 시점은 2016년으로 늦춰질 예정이다. 협력협정이 발효하면 관세나 비관세 장벽 등이 철폐되거나 축소돼 양측 간 교역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우크라이나는 군사적으로도 나토군의 편제를 도입, 서방의 군사장비로 군대를 무장하겠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우크라이나는 옛 소련 시절의 무기와 군 체재를 유지해 왔다. 이타르타스 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외무부 예브게니 페레비이니스 공보실장은 이날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은 시기상조지만 양측 군이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하는 수준을 넘어 실질적 공조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군사안보 문제를 담당하는 드미트리 로고진 러시아 부총리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나토 표준으로의 이행은 서방의 무기와 군사장비를 구매하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우크라이나 자체 군수산업의 종말을 의미한다”며 즉각 비판에 나섰다.
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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