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과 은행장 동시 공석이라는 초유의 경영 공백 사태를 맞은 KB금융지주 주가가 15일 급락했다. 지난주 장 마감 후 당국이 발표한 임영록 회장 중징계 악재가 월요일 개장과 함께 반영된 것이라지만 당분간 추가 내림세는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많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KB금융은 지난 금요일보다 5.22% 떨어진 3만9,000원에 마감돼 역시 하락한 경쟁주인 신한금융(1.15%), 하나금융(3.09%)보다 훨씬 큰 낙폭을 보였다. 수년 전만 해도 은행업종의 대장주로 통하던 KB금융 주가는 2010년 신한금융에 수위 자리를 내준 데 이어 최근엔 하나금융(15일 종가 4만800원)에도 뒤처지는 신세가 됐다.
이날 하락의 원인은 무엇보다 ‘KB사태’로 불거진 CEO 리스크와 이에 따른 경영 공백 상황에 대한 불안감. 그동안 꾸준히 주식을 사들인 외국인투자자들도 대거 매도 물량을 내놓으면서 하락폭을 키웠다.
최진석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CEO 부재에 따른 영업력 약화와 진행 중인 LIG손해보험 인수의 불확실성 증가, CEO 교체 이후 발생할 혼란 등 우려가 투자자들 사이에서 커진 결과”라고 분석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충격이 주가에 장기간 악영향을 줄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동부증권은 이날 KB금융의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한 단계 낮추고 4만8,500원이던 목표주가도 4만6,000원으로 내렸다.
반면 경영 공백으로 인한 충격이 단기에 그치리란 의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지주회장과 은행장이 부딪치는 사례는 전에도 많았고, 그때마다 어김없이 주가가 떨어졌지만 곧바로 회복됐다”며 “이번 악재가 3분기 이후까지 영향을 미칠 것 같진 않다”고 전망했다.
김진주기자 pearlkim7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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