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의 엔진인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어 심장의 펌프 기능을 효과적으로 하지 못하면 ‘심방세동’이라고 한다. 심방세동은 40대 이상 성인 4명 중 1명꼴로 생길 정도로 흔하다. 심방세동도 문제이지만 합병증을 일으켜 사망률을 높이는 게 더 큰 문제다.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면 피가 심장 내 심방 속에 고이고, 굳어져 혈전이 생긴다. 일부 혈전이 혈액을 타고 돌다 뇌혈관으로 들어가면 뇌졸중이 생기기도 한다.
실제로 심방세동 환자는 뇌졸중이 생길 확률이 일반인보다 5배나 높다. 심방세동으로 인한 뇌졸중은 일반 뇌졸중보다 중증 장애가 될 가능성이 높다. 환자 중 절반 이상이 1년 안에 사망한다.
심방세동으로 인한 뇌졸중을 막으려면 항혈전제를 쓴다. 환자의 위험인자와 출혈 가능성을 평가해 적절한 항혈전제를 택한다. 대부분의 심방세동 환자는 항혈전제 중에서 먹는 항응고제를 필요로 한다. 1950년대부터 현재까지 ‘와파린’을 포함한 비타민K길항제가 항응고제로 현재도 표준요법이다. 그러나 비타민K길항제는 환자에 따라 제약이 많다. 식사도 조절해야 하고, 생활습관에 따라 사라마다 용량을 신중히 조절해야 한다. 그래서 한 달에 한번 정도 혈액검사를 통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와파린 이후 60년 만에 새로 나온 먹는 항응고제인 베링거인겔하임의 프라닥사(성분명 다비가트란 에텍실레이트ㆍ사진)는 와파린의 단점들을 극복했다. 비판막성 심방세동 환자에게서 프라닥사로 치료하면 뇌졸중 4건 중 3건을 예방할 수 있다. 심방세동 환자의 전체 뇌졸중 가운데 92%인 허혈성 뇌졸중을 기존 치료제인 와파린 대비 25%까지 줄인다. 특히 허혈성 뇌졸중을 의미있게 줄이는 먹는 항응고제는 프라닥사가 유일하다. 또한 한국인 등 아시아인은 와파린에 민감해 출혈발생 위험이 유럽인보다 높다. 프라닥사는 아시아 심방세동 환자를 대상으로 와파린 대비 우월한 뇌졸중 예방효과와 안전성이 확인됐다.
프라닥사는 1일 2회 복용하며, 110㎎ 및 150㎎ 2가지 용량으로 출시됐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급성 심재성 정맥혈전증(DVT)과 폐색전증(PE) 치료와 재발위험 감소 치료제로도 승인했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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