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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위성 3호, 우주 파편과 충돌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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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위성 3호, 우주 파편과 충돌 피했다

입력
2014.09.14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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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련 위성 쓰레기 44m까지 접근

"충돌위험 정보 美에만 의존" 지적

‘과학기술위성 3호’가 우주 파편과의 충돌 위기를 모면한 후인 13일 오후 대전 인공위성센터 직원들이 과학기술위성 3호와의 교신을 준비하고 있다. 대전=연합뉴스
‘과학기술위성 3호’가 우주 파편과의 충돌 위기를 모면한 후인 13일 오후 대전 인공위성센터 직원들이 과학기술위성 3호와의 교신을 준비하고 있다. 대전=연합뉴스

지난해 11월 발사된 ‘과학기술위성 3호’가 우주 쓰레기와의 충돌을 가까스로 피했다. 개발부터 운용까지 약 276억원이 들어간 국산 위성이 파손될까 봐 노심초사했던 미래창조과학부와 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 등 관계 기관들은 가슴을 쓸어 내렸다.

충돌 가능성이 예상된 시점은 13일 오후 4시 58분. 다행히 옛 소련 기상위성 ‘메테오르(METEOR) 1-10’의 파편은 과학기술위성 3호와 불과 44m 떨어진 지점을 아슬아슬하게 스쳐 지나갔다. 인공위성연구센터는 “과학기술위성 3호가 한반도 상공을 지나는 13일 오후 9시 18분 교신을 통해 실제 충돌이 일어나진 않았음을 최종 확인했다”고 14일 밝혔다.

사실 운이 좋았다. 과학기술위성 3호는 연구용인데다 덩치도 작아(170㎏) 우주공간에서 위치를 바꾸는(회피기동) 장치가 실려 있지 않다. 충돌을 피할 수단이 없다는 얘기다. 더구나 우주 파편은 어디로 움직일지 정확한 예측도 어렵다. 강경인 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 위성응용연구실장은 “위성의 100m 이내로 다른 물체가 접근한 건 충돌 확률이 매우 높은 상황”이라며 “초긴장 상태에서 다른 위성으로 남은 임무를 대체할 대응계획까지 세워야 했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우리 위성의 이런 위험상황은 처음이 아니다. 2011년 통신해양기상위성 ‘천리안’은 회피기동으로 러시아 위성 ‘라두가’와의 충돌을 모면했다. 현재 지구 궤도를 도는 위성은 4,000여개. 수명이 다한 위성 등에서 나온 잔해(크기 1㎝ 이상)도 50만개가 넘는다. 우주개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들이 충돌할 위험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우주 물체 충돌은 국제분쟁으로 비화할 수도 있다. 지난해 러시아 ‘블리츠’ 위성이 중국 위성 잔해물과 충돌해 작동불능 상태가 됐다고 알려진 직후 미국이 이를 부정하면서 세 나라 사이에 미묘한 긴장이 흘렀다. 미래부 관계자는 “유엔우주공간평화이용위원회(COPUOS)를 중심으로 우주 사고에 대한 책임이나 보상 문제를 규정하는 협약을 만들려는 움직임은 있지만, 국가 간 이해관계가 워낙 달라 실질적으로 효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우리나라는 위성의 충돌위험 정보를 미국에만 의존하고 있다. 과학기술위성 3호의 충돌 가능성도 미국 합동우주작전본부에서 알려왔다. 미국은 1㎝가 넘는 모든 우주 물체의 위치를 감시한다. 미래부는 우리 기술로 우주 사고에 대비할 수 있는 감시체계 구축을 최근 추진하기 시작했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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