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주, 역대 메이저 대회 최소타 기록
ESPN "한국 소녀가 세계 골프에 새역사"
에비앙 챔피언십 1라운드 보기 없이 버디만 10개...정교한 티샷, 빈틈없는 퍼트
"난 어려운 코스가 좋아요"
“김효주(19ㆍ롯데)의 샷은 세계 정상급이다.”
지난 7월 국내 대회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에 출전해 김효주와 동반 플레이를 펼친 박인비(26ㆍKB금융그룹)의 평가다.
김효주에게 한국 무대는 좁았다. 열 아홉 살에 국내 무대를 평정한 김효주가 프랑스 에비앙에서도 태풍을 일으켰다.
김효주는 12일 프랑스의 에비앙 레벵의 에비앙 마스터스 골프장(파71ㆍ6,453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에비앙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10개를 잡아내는 무결점 플레이를 펼쳤다.
김효주의 10언더파 61타는 역대 메이저 대회 최소타 기록이다. 이전 기록은 62타. 로레나 오초아(멕시코ㆍ2006년 크라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 미네아 블롬크비스트(핀란드ㆍ2004년 브리티시여자오픈)가 작성했다. 남자 메이저대회 최소타 기록은 63타로 24명이 이름을 올렸다.
ESPN은 10언더파를 몰아친 김효주의 활약상을 크게 보도했다. 이 매체는 “한국의 10대 소녀 김효주가 세계 남녀 메이저대회 최소타 기록을 갈아치웠다”면서 “세계 골프 역사를 새롭게 썼다”고 극찬했다. LPGA 투어 홈페이지도 김효주의 활약을 반겼다. 홈페이지는 “이제까지 누구도 메이저 최소타 기록이 깨질 지 몰랐다. 메이저대회 61타는 불가능할 것처럼 보였다”고 전했다.
올 시즌 국내 무대에서 3승을 올리며 상금 8억원을 돌파한 김효주는 세계 무대에서도 자신의 이름을 확실하게 알렸다. 김효주는 올해 LPGA 투어에 두 차례 출전해 모두 톱10에 입상했다. 롯데 LPGA 챔피언십에서 4위, 스윙잉 스커츠 LPGA 클래식에서 공동 7위에 올랐다.
초청을 받아 대회에 나선 김효주는 좁은 페어웨이가 무색할 정도로 티샷을 러프에 단 두 차례만 빠뜨렸고, 그린도 단 세 차례만 놓쳤다. 퍼트수는 23개로 막을 정도로 빈틈이 없었다. 드라이버 비거리는 246야드. 전반과 후반에 버디 5개씩을 잡았다.
14번홀(파3)까지 8타를 줄인 김효주는 15번홀(파5)에서 타수를 잃을 위기를 맞았다. 세 번째 샷이 심한 경사를 타고 그린 밖으로 굴렀다. 하지만 과감한 어프로치샷으로 볼을 홀 70㎝에 붙여 파 세이브에 성공했다. 16번홀(파3)에서는 5m 거리의 버디 퍼트를 넣어 분위기를 바꿨고, 18번홀(파4)에서도 3m 남짓한 거리에서 버디를 추가했다.
김효주는 “큰 기대를 갖고 출전하지는 않았다”며 “캐디와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면서 경기를 했다. 즐겁게 쳤더니 성적이 좋게 나온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그는 “나는 원래 어려운 코스를 좋아한다. 오늘은 특히 퍼트가 잘 됐다”고 말했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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