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NS “안전성 확인” 심사 보고서
환경·시민단체 “짜맞추기 심사” 반발
설계수명 30년이 끝나 2012년 11월 가동이 정지된 월성원자력발전소 1호기의 수명연장(계속운전)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이 기술적으로는 큰 문제가 없다는 내용의 심사 결과 초안을 내놓았다. 월성 1호기 폐쇄를 요구해 온 환경단체, 시민단체들은 수명연장을 위한 ‘짜맞추기’ 심사나 다름 없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KINS는 12일 서울 광화문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 열린 제29회 원안위 정기회의에 “2011년 1월부터 올 9월까지 월성 1호기의 주기적 안전성과 주요 기기 수명, 방사선 환경영향 등에 대한 134개 점검 항목을 검증하고 사업자인 한국수력원자력에 보완 요구를 계속한 결과 현재 안전성이 적절히 유지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보고했다. KINS가 원안위에 월성 1호기 수명연장 심사 진행 상황을 공식 보고한 건 처음이다.
원안위는 이날 보고 내용을 바탕으로 전문위원들의 의견을 수렴한 다음 최종 수명연장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심의절차에 들어갈 계획이다. 때문에 “보고 내용은 KINS의 심사 상황일 뿐 최종 결론은 아니다”라고 원안위는 선을 그었다.
그러나 환경단체 등은 원안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사실상 수명연장으로 결론을 내놓고 형식적인 절차를 만들고 있다”고 반박했다. “법적 심사처리기간(18개월)을 한참 넘긴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은 채 안전하다는 설명만 내놓은 것은 심의를 맡을 위원들을 허수아비 취급하는 밀실 심사”라는 것이다.
심사 장기화에 대해 원안위 관계자는 “18개월에는 서류 수정이나 보완, 안전성 확인을 위한 실험 등에 필요한 시간은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심사처리기간을 아직 넘기진 않았다”고 해명했다. 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결국 보완이나 실험이 필요한 문제가 실제로 제기됐다는 얘기”라며 “무슨 문제가 있었고, 어떻게 보완됐으며, 안전성을 확보했다는 근거는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밝히고 공청회도 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작 이날 보고를 받은 원안위 위원들은 별다른 의견을 내놓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KINS의 최종 심사 보고서가 일러야 10월 말에 나올 예정이라 월성 1호기의 수명연장 여부가 올해 안에 결정될 지는 불투명해졌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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