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일-유신고 봉황대기 4강 격돌
충청의 강호 천안 북일고와 경기의 자존심 유신고가 제42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결승 티켓을 놓고 맞붙게 됐다. 북일고는 11일 경북 포항구장에서 재개된 대회 8강전에서 연장 10회 접전 끝에 경주고를 8-7로 제압했다. 앞서 열린 경기에서는 유신고가 서울의 명문 충암고를 6-0으로 완파하고 4강에 선착했다. 두 팀은 하루 쉰 뒤 13일 오전 10시 같은 장소에서 준결승을 치른다. 이 경기는 SBS SPORTS에서 생중계한다.
유신고 6-0 충암고
‘승부사’ 이성열 감독이 작은 이변을 연출했다. 유신고는 선발투수 최이경(2년)의 8이닝 무실점 역투를 앞세워 완승을 거뒀다. 유신고는 이로써 올 시즌 황금사자기와 청룡기에 이어 전국대회 3회 연속 4강에 드는 저력을 발휘했다. 앞선 두 대회에서는 모두 결승 진출에 실패해 봉황대기가 올해 마지막 우승 기회다. 또 유신고로선 2005년 제35회 봉황대기 우승 이후 9년 만의 정상 탈환 ‘장정’이다. 유신고는 1회 시작하자마자 톱타자 홍현빈(1년)이 좌중월 2루타로 물꼬를 튼 뒤 상대 실책에 편승해 선취점을 뽑았다. 3-0으로 앞선 8회에는 안타 2개와 볼넷 2개를 묶어 3점을 추가, 6-0으로 달아나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홍현빈은 3타수 1안타 2타점, 9번 한진녕(3년)은 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활약했다. 유신고는 경기를 거듭할수록 2학년 투수들과 3학년 야수들의 투타 짜임새가 돋보인다는 평을 듣고 있어 어느 때보다 자신감이 넘친다.
북일고 8-7 경주고
북일고가 연장 접전 끝에 경주고의 이변을 잠재우고 봉황대기 최다 우승 팀(5회)의 자존심을 지켰다. 북일고는 5-5로 맞선 연장 10회초 타자 일순하며 3점을 얻었다. 경주고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경주고는 10회말 반격에서 안타와 상대 투수의 폭투 등을 묶어 7-8로 따라 붙었지만 끝내 승부를 뒤집진 못했다. 북일고는 16강에서도 청주고에서 3-2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데 이어 2경기 연속 짜릿한 1점 차 승리를 거두며 4강 합류, 올 시즌 전국대회 첫 우승에 청신호를 켰다.
그러나 이날의 주인공은 경주고였다. 단 14명의 선수단으로 이번 대회에 나선 경주고는 매 경기 드라마틱한 승부를 펼치며 8강까지 드는 기적을 연출했다. 이날 경기에서도 우승 후보 북일고를 상대로 보여준 끈끈함은 약자가 강자를 잡곤 했던 전통의 봉황대기다운 승부였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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