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끊이지 않는 포스코 실리콘 공장
경북 포항의 페로실리콘 공장에서 집진기 고장으로 다량의 분진과 매연이 인근 주택가에 날아들어 주민들이 피해를 호소한 가운데 작년에도 유사 사고가 발생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포스코엠텍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후 7시30분쯤 포항시 남구 오천읍 포스코 페로실리콘공장의 집진시설이 고장 나면서 다량의 분진과 매연이 발생했다.
이 사고로 분진이 인근 오천읍의 주택가와 아파트단지로 날아들어 주민들이 한때 호흡곤란을 겪고 기침을 하는 등 피해를 호소했다. 일부 주민은 사고가 난 공장으로 찾아가 거세게 항의하기도 했다.
주민 박모(50)씨는 "유리창과 차량이 분진으로 하얗게 뒤덮일 정도"라며 "한동안 숨쉬기조차 힘들 정도로 고통을 받았다"고 격분했다.
회사 측은 사고가 페로실리콘공장내 집진기의 여과장치인 직경 25㎝, 길이 10m 크기의 필터 16개 가운데 2개가 떨어져 나가면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페로실리콘 공장은 포스코의 고급 전기강판 제조 시 실리콘(Si) 첨가제인 고순도 페로실리콘을 생산한다. 포스코는 연간 12만톤 정도의 페로실리콘을 사용하지만 90% 이상을 중국 등에서 수입하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해 5월 공장을 준공했으며, 계열사인 포스코엠텍이 위탁관리하고 있다.
이 공장에서는 설립 직전 시험가동기간인 지난해 5월 18일에도 여과장치 고장으로 인근 마을에 검은 가루가 날아드는 사고가 발생했다.
포스코 페로실리콘공장을 관리하는 포스코엠텍의 각종 오염 사고 이력도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해 7월 21일 강원도 영월 포스코엠텍 공장의 폐화학약품과 폐수를 보관하는 집수정에서 가스폭발사고가 일어나 직원이 부상하기도 했다. 영월공장에서는 같은 해 3월 대기오염물질인 이산화질소가스가 누출돼 행정처분을 받았다.
포항시 신기익 환경관리과장은 “포스코 페로실리콘공장은 작년에도 여과 장치 고장으로 대기오염 사고가 있어 재발 방지를 약속 받았지만 또 다시 같은 사고가 일어나 유감스럽다”며 “관리 감독을 더 철저히 하겠다”고 말했다. 김정혜기자 kj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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