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슬링 전사들 “인천 하늘에 애국가 울릴 생각뿐”
한국 레슬링이 2014 인천 아시안게임을 확실한 부활 무대로 삼았다.
레슬링 대표팀은 11일 태릉선수촌 필승관에서 미디어데이를 열어 훈련을 공개하고 굳은 각오를 다졌다. 안한봉 그레코로만형 대표팀 감독은 “7인의 전사가 730여 일 동안 뼈를 깎는 심정으로 사점 훈련(생사의 고비를 넘나드는 훈련)을 했다”며 “수장으로서 금메달 몇 개라고 말하는 건 지고 들어가는 것이다. 전 체급 석권을 노리겠다”고 밝혔다. 자유형 대표팀의 박장순 감독 또한 “자유형도 혼연일체가 돼 피땀 흘린 노력의 대가를 인천에서 누리겠다”며 다짐했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노 골드’ 수모를 당한 레슬링은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 1개를 수확했다. 2013년에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로 종합 2위를 차지하며 어깨를 폈다. 그리고 올해 인천에서 효자 종목 레슬링의 위상을 다시 한번 입증하겠다는 계획이다.
한국 레슬링의 이번 대회 목표는 금메달 3~5개다. 올림픽과 세계선수권을 제패한 김현우(삼성생명)를 필두로 베테랑 정지현(울산남구청), 류한수(삼성생명), 김영준(수원시청) 등이 그레코로만형에서 금메달을 획득할 유력 후보다. 자유형에서도 윤준식(삼성생명)과 이승철(상무)이 기대주로 꼽힌다. 여자 자유형에서는 이유미(칠곡군청), 엄지은(제주도청) 등이 일본과 중국의 벽을 넘을 후보다.
임성순 대한레슬링협회장은 “안방에서 개최되는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향해 질주하는 레슬링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라며 “더 큰 사랑을 받기 위해 9월27일부터 레슬링 금메달 사냥은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대표팀 간판 스타 그레코로만형 75㎏급의 김현우는 “영화 ‘명량’을 보고 궁금해서 이순신 장군에 관해 알아보다가 ‘필사즉생, 필생즉사’라는 말이 크게 와 닿았다”며 “죽을 각오로 덤빈다면 해낼 수 있다는 생각으로 나서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세 번째 아시안게임에서 첫 금메달을 노리는 그레코로만형 71㎏급의 정지현은 “12년 전에는 막내로 아무것도 모른 채 나갔는데 어느덧 최고참이 됐다”며 “이번 대회는 가족들이 직접 경기를 지켜보는 만큼 당당한 아빠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자유형 61㎏급의 이승철은 “모든 준비는 끝났다”면서 “인천 하늘에 애국가를 울릴 영광의 순간만 생각하고 있다”고 했고, 자유형 57㎏급의 윤준식은 “죽기살기로 해서 태극기를 정상에 올리고 오겠다”고 결의를 밝혔다.
대표팀은 이번 주 스케줄을 선수들의 자율에 맡겨 잠시 휴식을 준 뒤 다음 주 5일 동안 모든 힘을 쏟아 붓는 ‘지옥 훈련’을 진행할 계획이다. 안 감독은 “여태껏 해온 것보다 더욱 강도 높은 훈련으로 컨디션을 밑바닥까지 떨어뜨린 뒤 대회에 맞춰 차츰 완벽한 몸을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김지섭기자 onion@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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