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전자결제 시장에도 도전장을 던졌다.
9일 애플의 신제품 발표회에서의 깜짝 소식은 모바일 결제서비스인 ‘애플페이’ 였다. 애플페이는 아이폰6와 아이폰6플러스, 애플워치에 탑재된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능을 이용해 신용카드 없이 결제를 할 수 있는 서비스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행사에서 “애플의 목표는 지갑을 대체하는 것”이라고 애플페이를 소개했다.
이를 위해 애플은 미국 신용카드 결제의 83%를 차지하는 마스터, 비자, 아메리칸익스프레스 등 3대 카드사를 비롯해 뱅크 오브 아메리카, 시티은행과 제휴를 맺고, 미국 내 22만개 상점에서 애플페이를 지원하도록 했다. 여기에는 맥도널드, 나이키, 스타벅스 등을 비롯해 유사 택시 서비스인 ‘우버’, 소셜커머스 ‘그루폰’등도 포함돼 있다.
이용 방법은 간단하다. 가맹점에서 결제를 할 때 사전에 신용카드 번호를 등록한 아이폰6를 꺼내 홈버튼에 손가락을 갖다 대기만 하면 된다. 아이폰6 홈버튼에 내장된 지문인식 보안 기능이 신용카드의 서명이나 비밀번호 입력을 대신하는 것이다.
애플은 신용카드 번호가 애플 서버에 저장되지 않고 아이폰6에만 자체 암호화를 거쳐 저장된다고 밝혔다. 또 매번 결제할 때 마다 신용카드 정보를 16자리 특수 디지털코드로 2차 암호화를 거치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만약 아이폰을 분실할 경우 ‘내 아이폰 찾기’ 기능을 통해 원격으로 애플페이의 결제 기능을 정지시킬 수 있다.
애플이 애플페이를 선보인 것은 구글의 유사 서비스 구글 월렛을 견제하고 아마존, 알리바바 등 IT업체들이 잇따라 뛰어드는 전자결제 시장에서 경쟁을 벌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구글은 2011년 NFC를 이용한 구글 월렛을 선보였으나 보안 문제가 제기되면서 널리 확산되지 못했다.
애플은 미국 이외 지역에서도 애플페이를 제공할 계획이지만 국내에서 성공 가능성은 미지수다. 이미 금융권, 정보기술(IT) 및 통신업계 등 다양한 업체들이 자체 모바일 결제서비스를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통신업체 관계자는 “우리은행 등이 NFC를 이용한 모바일결제를 하고 있으며 이동통신업체들도 계열 카드사를 통해 모바일 결제를 별도로 하고 있는 만큼 애플페이가 국내에서 성공할 지는 미지수”라고 전망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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