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광역시엔 비율 5% 안돼
그나마 대부분 시 외곽에 집중
경기 제외 道지역엔 10% 넘어
회사원 강모(40)씨는 지난달 여름휴가 때 렌터카로 제주도 여행을 하며 곳곳에 자리잡은 알뜰주유소를 보고 놀랐다. 전국에서 기름값이 가장 비싼 서울에서는 찾기 어려울 정도로 드물기 때문이다. 강씨는 “유가와 서민경제 안정이 목적이라면 차 많고 기름값 비싼 서울에 알뜰주유소가 더 많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17 대 30.’ 올해 6월 말 기준 서울과 제주도에 있는 알뜰주유소 비율이다. 차량 등록대수가 서울(299만4,200여대)의 8분 1 수준인 제주도(36만2,900여대)에 알뜰주유소는 두 배 가까이 많은 것이다. 서울뿐 아니라 대도시일수록 알뜰주유소 숫자가 현저히 적다.
10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석유유통구조 개선을 위해 2011년 12월 도입한 알뜰주유소는 2년 6개월 만인 올 6월까지 전국에 1,085개가 생겼다. 전체 주유소(1만2,026개) 중 알뜰주유소가 차지하는 비율도 9%를 돌파했다.
전체적으로 숫자는 늘었지만 시도별 편차는 크다. 서울은 알뜰주유소 비율이 2.93%에 불과하고, 대전(3.03%) 인천(3.35%) 광주(3.58%) 부산(4.38%) 등 광역시들도 울산(5.28%)을 제외하고 모두 5%에 미치지 못한다. 반면 제주(14.22%) 전남(13.42%) 경북(11.60%) 등 경기(7.05%)를 제외한 도 단위는 전부 10%를 넘어섰다.
그나마 대도시에 자리잡은 알뜰주유소들도 대부분 외곽에 집중돼 있다. 서울의 경우 금천구 강서구 양천구 등에만 생겼고, 강남 3구(강남ㆍ송파ㆍ서초)에는 한 개도 없다. 최소 수십억 원이 필요해 신규사업자의 시장진입이 어려운데다 정유사들은 기존 주유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애쓰는 것이 주된 이유다. 한국자영알뜰주유소협회는 “서울 등 대도시에 알뜰주유소가 많이 생겨야 정책 효과가 클 텐데 아직까지 진입이 어려운 게 한계”라고 밝혔다.
산업부 관계자는 “강제로 조정할 수는 없고 사업자가 원해야 알뜰주유소로 전환이 가능하다”며 “대도시에서도 늘리기 위한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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