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목요일 : Word Play (재미있는 말)
여성이 남성보다 언어 적응력이 뛰어나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여성은 표준어 구사에서 남성보다 뛰어나고 더 빨리 적응하며 필요하다면 더 민첩하게 언어 패턴을 바꾼다고 한다(1994, Hirshman). 이를 두고 혹자는 양육이나 집안 일을 주로 담당하는 여성이 자신의 사회적 지위가 그리 낮지 않다는 사실을 언어를 통해 알리려 한다고 해석한다. 반면 남성에게는 언어적 섬세함보다 남성다움을 표현하는 게 더 중요한데 그 때문에 욕설도 주저하지 않는다고 한다. 여성이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고착화하거나 자신의 사회적 신분이 낮아지는 것을 염려해 표준어에 더 신경을 쓰는 것과는 확연히 차이가 난다.
여성의 억양이 남성의 억양보다 높은데 이 때문에 여성은 감정적이고 겁이 많은 것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문장 끝을 내리는 것은 확신의 억양이며 끝을 올리는 것은 의문을 갖기 때문인데 이는 ‘내 말이 진리야’라는 태도보다는 ‘아, 그건 이런 게 아닌가요?’의 의문형 자세를 견지하면서 상대에 대한 존중을 알린다고 한다. 가령 남편이 “저녁은 언제 되지?(When will the dinner be ready?)”라고 물으며 억양을 내리면 그 이면에는 확신과 다그침이 있으며 아내가 “일곱 시쯤?(Oh, around seven o’clock?)”이라고 하며 말 끝을 올리면 “7시쯤이면 되겠어요?”의 의중을 깔고 있다고 한다. 이런 내용을 담은 논문이 많고 그들 논문이 공통된 결론을 내는 것을 보면 이 같은 지적에 어느 정도 개연성이 있는 것 같다.
보통의 여성 상사는 “Oh, dear, you are late again”식으로 말하지만 전형적인 남성 상사는 “Hey, you are late again”이라고 한다. 남성 상사는 또 Hey 대신 Shit, Damn, hell 등을 거침없이 사용한다. 여성은 예절 바르고 부드럽게 말하며 극단적인 표현을 삼가는 경향이 있는 것인데 이는 영어만의 특징이 아니라 거의 모든 언어에서 나타난다. 누군가 “My cousin is a company president”라고 말하면 듣는 사람은 대부분 이 사람의 사촌이 남성인 것으로 추측한다. 그렇다면 남녀의 언어는 왜 그렇게 다를까. 그 이유를 규명하는 연구는 드물다. 주제가 민감해서가 아니라 복잡한 변수가 그만큼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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